[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백화점업계들은 올해 당면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돌파구 찾기에 새해부터 분주하기만 하다.
경기침체 지속과 해외여행 재개 본격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의 지난해 성장률은 전년대비 13%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해외여행 재개가 본격화되지 않은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소비가 몰린 영향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해외여행이 점차 재개되면서 백화점에 집중됐던 사치형 소비가 해외여행 수요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침체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된다면 의류 소비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패션은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타격도 클 전망이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서 리빙 부문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백화점 업계의 주고객층인 고소득층의 소비 심리 또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수 소비 둔화로 백화점 시장은 부진할 전망"이라며 "전년도 역기저 효과와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명품 중심의 고소득층 소비 채널인 백화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것 또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명품 소비를 즐길 수 있는 '스몰럭셔리' 영역을 확대하고 백화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백화점 업계가 최근 눈을 돌리고 있는 분야는 '명품 신발'이다. 명품 신발은 가격 측면에서 가방, 쥬얼리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즉,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기에 유리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5개월 동안 명품관 웨스트 2층을 명품 슈즈존으로 재단장했다. 지난해 12월 15일에는 국내 최초로 디올 슈즈 매장을 개점한 바 있다. 이어 올해에는 루이비통과 샤넬 슈즈 매장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도 구찌, 루이비통, 샤넬 등 8곳 명품 슈즈 매장이 들어섰다. 올해에는 강남점에 디올 슈즈 매장을 열어 명품 신발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문화, 체험, 미술전시, 맛집 등을 한 곳에 모은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도 시도한다. 백화점을 단순한 '쇼핑공간'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고객이 모인다는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서울'을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 성공 사례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지난해 12월 '더현대 대구'로 리뉴얼했다. 올해는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 대구점, 더 현대 서울 등 주요 점포의 리뉴얼을 추진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경기 수원점과 잠실점 등 백화점 리뉴얼과 복합쇼핑몰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 또 현재 본점, 잠실점 등 6곳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를 통해 아트 콘텐츠도 강화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신규 브랜드 상품도 확대 운영해 MZ세대 공략에 나선다. 오프라인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모노하, 디스이즈네버댓, Mmlg 등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지속적으로 선보여온 롯데백화점은 한남동, 성수동에서 인기있는 브랜드를 선도적으로 입점해 MZ세대를 공략한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센텀시티점에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추가로 열고 경쟁력 있는 신규 브랜드를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은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8월 강남점에서 새롭게 선보인 공간으로, 온라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중심으로 구성됐다.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 전체 매출의 65% 가량은 2030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업계가 스몰럭셔리 트렌드에 맞춰 신발, 뷰티 등 비교적 저렴한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복합문화공간과 신규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확대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