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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시장 노크' 세계 1위 바이낸스, 궁지 몰린 고팍스 인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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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춘 기자
입력 : 2023.01.05 07:23 ㅣ 수정 : 2023.01.05 08:05

고팍스, 글로벌 업체 투자 관련 실사 마무리 공지
투자 대상 바이낸스 유력, 한국 시장 진출 여부 주목
바이낸스 신인도 하락 등 투자 현실화 여전히 불투명
불발시 예치금 상환 중단 장기화 등 고팍스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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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5대 원화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가 고객 예치금 상환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력한 투자자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거론되고 있다. 바이낸스가 오랫동안 한국 시장 진출을 도모해왔던 만큼 단순 투자가 아닌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최근 외부 투자 참여와 관련한 실사를 마무리했다. 

 

고팍스는 지난달 31일 공지를 통해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의 실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양사간의 협의는 대부분 이루어졌다”며 “현재는 해외투자자 참여에 따른 절차상 점검 및 일부 소액주주들과의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등 당사의 통제 밖에 있는 사안으로 인해 마무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의에는 고파이 금액 전체 상환 물량이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세계 2위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신청 여파로 2대주주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 관계사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에 맡겨 운영하던 자사 예치서비스 ‘고파이’의 투자금 상환이 잠정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유동성 해소를 위해 꾸준히 외부 투자 유치를 모색해왔던 고팍스는 고파이 상환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서비스 정상화를 우선으로 투자 유치 작업에 속도를 높여왔다.

 

이번 외부 투자 유치 관련 내용도 자체 ‘고파이 상품 출금 지연’ 관련 공지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협의 중인 업체는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계약 전까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고팍스가 밝힌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가 바이낸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이 바이낸스로 지목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협의가 단순 투자가 아닌 이준행 고팍스 대표의 지분(41.22%)을 사들이는 방식의 인수 작업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낸스 또한 꾸준히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이미 바이낸스는 국내 법인 ‘바이낸스 코리아’를 설립한 바 있지만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준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에도 바이낸스는 한국 시장에 재진출 의사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바이낸스가 지난해 중순까지 인수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여러 중소형거래소들은 만나며 인수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원화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바이낸스가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로 선회, 고팍스를 유력 인수 대상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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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낸스 입장에선 비용과 시간을 들이더라도 자격을 얻는 과정이 불확실한 만큼 원화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거래소를 인수하는 편이 효율적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고팍스와 국내 가상자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단순 투자를 통한 수익실현을 기대하긴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바이낸스가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차원에 협의가 이뤄진 것이라면 인수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고팍스는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전북으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얻어내며 원화마켓 자격을 획득했지만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낮은 점유율에 머무르며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고팍스 점유율은 0.1%에 불과하다. 

 

거래 수수료 수익에 집중된 만큼 매출 성장도 더디면서 유동성 문제도 꾸준히 거론돼왔다. 실제로 지난해 다수 직원이 이탈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바이낸스는 현재 세계 시장 절반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국내 거래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업비트보다도 하루 거래량이 10배가 넘는다. 

 

이에 아직 투자 규모와 성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협의가 마무리되면 고팍스는 고파이 상품 정상화뿐 아니라 바이낸스와의 시너지를 통한 점유율 확대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낸스에 상장된 가상자산의 거래 연동을 위한 오더북(매매장부) 공유 등이 특금법에 따라 제약이 불가피하고 바이낸스 성장의 핵심인 파생상품 거래가 국내에선 어려워 기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대형 자본의 유입으로 원화 유출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했을 때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하더라도 시장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이낸스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도 변수다. 바이낸스는 현재 미국 검찰로부터 경영진의 돈세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우리 금융당국은 특금법을 시행하는 등 통해 자금세탁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여기에 바이낸스 건전성도 의심받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마자르는 지난달 바이낸스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며 관련 업무를 중단했다. 바이낸스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때 이용자들의 USDC 인출이 일시적으로 몰리기도했다. 

 

또 국내 거래소를 대상으로 제기됐던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설이 실현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7월 FTX가 빗썸의 인수를 검토했지만 결국 FTX 파산신청 사태로 무산됐다.

 

이번 투자 협상이 불발되면 고팍스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안정적 경영을 위한 유동성 확보는 물론 직면한 고파이 출금 중단 사태 해결도 쉽지 않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객 신뢰를 지키기 위해 우선 고팍스 차원에서 현재 일부 고파이 고객 이자 등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 협의에서 고파이 상환이 논의 안건으로 확정됐다는 정도로 이제 구체적인 상환 계획 등 방법론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의 자산을 최우선으로 삼아 이 상황을 잘 해결해서 고객 피해가 없도록 하는게 당면 과제”라며 “다만 시장에서 원하는 속도만큼은 아닐 수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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