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가를 보험 부문…신한-KB국민 통합생보사 격돌
신한금융, 3분기 보험 부문 당기순이익서 KB금융에 밀려
신한라이프, 이영종號 출범 앞두고 조직개편‧부사장급 인사
KB라이프, 통합 시너지 창출 과제…"통합 준비 이미 마쳐"
비은행부문 보험 비중 큰 만큼 통합생보사 경쟁 치열할 듯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신한라이프의 수장이 교체되고 내년 1월 KB라이프생명이 출범하는 등 리딩금융을 다투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보험업계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부문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보험사가 리딩금융의 향방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이날 조직개편과 부사장급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통합 이후 FC1사업그룹과 FC2사업그룹, DB사업그룹, B2B사업그룹 4개 사업그룹으로 영업조직을 운영해왔다. 이 가운데 FC1‧FC2사업그룹은 대면 영업 채널이다. FC1사업그룹은 구 오렌지라이프 지점, FC2사업그룹은 구 신한생명 지점을 관리한다.
이번 개편에서는 FC1사업그룹과 FC2사업그룹을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온전한 통합으로 영업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부문에서 KB금융에 뒤처진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의 수장에 이영종 신한라이프 부사장을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을 지내면서 오렌지라이프 인수작업을 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2021년 1~6월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은 뒤 산한라이프 통합 이후 신한라이프 부사장을 지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7월 통합 이후 임금‧직급체계(HR)제도 통합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이어오다 올해 8월 통합 HR제도를 마련했다. 이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은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하고 시너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이 내정자에 대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법적 통합을 비롯해 통합의 세부 과정을 지원하며 구성원들의 높은 신뢰를 받은 만큼 내부 결집과 단합을 통해 톱 생보사로 도약을 꾀하는 신한라이프 최고경영자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추천됐다"고 설명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2023년 말까지 사내이사로 잔류한다.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성 사장을 사내이사로 두고 이 내정자와 시너지를 이끌어 낼 계획으로 풀이된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사장의 잔류에 대해서는 "특별한 역할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KB라이프생명, 공식 출범 앞두고 '온전한 통합' 박차
내년 1월 1일에는 KB생명과 푸르덴셩생명의 통합법인 'KB라이프생명'이 공식 출범한다. KB라이프생명의 초대 대표이사에는 이환주 KB생명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이 대표이사는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법인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성공적인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양사 임직원 통합 워크숍을 개최하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이달 26일 발표된 부서장 인사에서는 1980년대생 부서장 7명을 발탁하는 등 회사 전반에 젊은 리더십을 앞세우고,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각기 보유한 강점을 가진 인재를 배치했다.
KB라이프생명 측은 "(이번 인사는) 혁신적인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 등용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생명의 성공적인 통합은 KB금융의 리딩금융 탈환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올해 3분기까지 보험 부문 당기순이익은 KB금융 6765억원, 신한금융 3667억원으로 KB금융이 두 배 가까이 앞선 상황이다. 하지만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잡음이 발생하면 격차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KB생명의 올 3분기 당기순손실은 519억원으로, 전년 동기 181억원과 비교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도 2556억원에서 2077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3분기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 3667억원 중 비은행 기여도는 42.8%로, 이 가운데 보험 부문의 비중은 18.8%다. KB금융의 경우 3분기 당기순이익 6765억원 가운데 비은행 부문 기여도 37.7%이며, 보험 부문의 비중은 이 가운데 40.7%를 차지한다.
KB금융은 보험 부문 순이익에서 신한금융에 앞섰지만, 대부분을 KB손해보험이 견인하고 있는 만큼 KB라이프생명의 순이익 규모를 키운다면 보험 부문에서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통합생보사의 화학적 결합을 조기에 완료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 대표이사는 전일 양사 통합사옥인 KB라이프타워로 첫 출근하는 임직원에게 직접 커피와 샌드위치를 나눠주는 '웰컴데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화학적 결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 통합 워크숍 등 양사 임직원 간 소통 기회를 수차례 마련하고 인사도 이미 발표된 만큼 통합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며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도 통합과 관련해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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