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안 오르는데 대출은 껑충···은행 ‘예대금리차‘ 다시 벌어지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12.19 07:25 ㅣ 수정 : 2022.12.19 07:25

예대금리차 축소 이끌던 정기예금 금리 상승세
당국 자제령 나온 뒤 은행권 금리 인상도 멈춰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는 꾸준히 올라
“부정적 인식 강해진다” 은행권도 난감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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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인 예대금리차(예대마진)가 다시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움직임이 사실상 멈춘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 압박은 여전히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 

 

19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07%포인트(p)로 집계됐다. 전월 평균(1.50%p)보다 0.43%p 낮은 수치다.

 

예대금리차가 좁혀진 건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특히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뒤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1.00%p 올랐다. 

 

정부의 공시 제도 도입에 따른 은행 간 경쟁도 예대금리차를 좁히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매달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성적표가 은행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예대금리차가 큰 은행은 ‘이자 장사’를 잘 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간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보다는 수신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를 관리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정기예금 금리 변동이 감지되지 않는다. 

 

이는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령’에 기인한다. 그동안 이어진 은행들의 공격적인 수신금리 인상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2금융권 유동성 우려가 대두되고, 대출금리 상승 압박으로 되돌아온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5대 시중은행은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그간 기준금리 인상 결정 전후로 수신금리 인상 발표를 해온 움직임과 대비된다.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분을 수신 상품에 반영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이 굳혀진 분위기다. 

 

반대로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대출금리는 시장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별로 매겨지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차감해 산정되는데,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으로 준거금리 자체가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 상품의 기준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43%로 전월(3.98%)보다 0.36%p 상승했다.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픽스는 지난 15일 발표됐는데, 은행들은 16일부터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했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최고금리는 연 7%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선 내년 초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에 연 8%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대금리차 확대 압박이 거세지면서 은행권도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수신금리 인상 환경이 제한적인 상황에 시장금리가 대출금리를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가 다시 벌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질 경우 고객의 시선도 부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리 상승기와 경기 불황이 함께 찾아오면서 이자 폭리 같이 은행을 향한 부정적 시선도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고객 이익(이자) 증대를 위해 예대금리차도 많이 줄여왔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개선폭도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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