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쿠팡 vs CJ제일제당 '햇반 갑질' 공방전…쟁점과 전망은

서예림 기자 입력 : 2022.12.01 17:12 ㅣ 수정 : 2022.12.01 17:50

CJ제일제당 "과도한 마진율 요구…거부하자 상품 발주 중단”
쿠팡측 "약속 물량의 50~60%만 공급…공급가 5~6차례 올려"
2019년 LG생활건강과의 공방전과는 원인 달라 판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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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CJ제일제당, 쿠팡 / 사진편집=서예림 기자]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쿠팡이 LG생활건강에 이어 또다시 CJ제일제당과 '갑질' 공방전을 벌이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진율', '공급가·납품물량' 중 이번 공방전의 쟁점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귀책사유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햇반, 비비고만두, 김치, 가정간편식 등을 공급하는 CJ제일제당 제품에 대해 발주를 중단했다. 소비자는 쿠팡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갑질'을 두고 양사의 주장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쿠팡의 마진율 인상 요구를 거절하자 일방적으로 상품 발주가 중단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약속한 납품물량을 공급하지 않아 상품 발주를 중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은 매년 마진율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을 통해 정해진 가격에 따라 쿠팡은 CJ제일제당에게 필요한 물품을 발주하고, CJ제일제당은 해당 물품을 쿠팡에게 납품하는 식이다.

 

CJ제일제당은 협상 과정에서 쿠팡이 무리한 마진율 인상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 측은 "마진율 협상 과정에서 쿠팡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미 계약된 납품 물량이 남았음에도 갑자기 발주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CJ제일제당 측이 올해 초부터 수차례 공급가 인상을 요구해왔다"며 "한편 기존에 약속한 공급물량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아 발주 중단을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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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쿠팡에게 5∼6차례 공급가 인상을 요구했으며 쿠팡은 이를 모두 수용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햇반, 비비고만두, 김치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또 CJ제일제당은 쿠팡과 약속한 납품물량의 50∼60%만 쿠팡에게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은 일부 품목이 발주량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이며, 다른 채널 또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쿠팡은 2019년에도 비슷한 문제로 LG생활건강과 다툼을 벌인 바 있어 이번 일 또한 '쿠팡의 갑질'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쿠팡이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가격은 올리고 쿠팡에 납품하는 가격은 무리하게 낮추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하며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쿠팡은 LG생활건강이 쿠팡에게만 가격을 더 비싸게 납품하는 갑질을 벌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대기업에 우월적 지위남용으로 판단해 LG생활건강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방전을 비슷하지만 다른 사건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마진율 인상 요구 이전에 CJ제일제당이 약속한 납품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라면서도 "CJ제일제당 측도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 각종 제반 비용 급등 등으로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나 공급가 인상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방전을 지켜보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CJ제일제당의 갑질이다', '쿠팡의 갑질이다'로 갈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통상 납품률 50%는 일반 중소기업이라면 페널티를 넘어 퇴출 당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기업인 CJ마저 쿠팡에게 휘둘리는데, 쿠팡의 수많은 영세납품업체들은 어떻겠냐"면서 "단가 협상의 기회마저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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