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1.23 01:35 ㅣ 수정 : 2022.11.23 10:09
김승연 한화회장의 신재생에너지 성장전략과 맞닿은 녹색금융에 역점 둬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한화투자증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해 한국ESG기준원(KCGS)으로부터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각 B+, A, B+ 등급을 획득해 종합 B+ 등급을 받았다. 국내 19개 증권사의 ESG등급은 은행이나 금융지주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화투자증권이 받은 B+ 등급은 증권사 중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기록이다.
따라서 2017년 취임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난해 친환경 투자와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 윤리 준법 경영 강화를 강화하면서 ESG 경영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환경 분야 발전이 두드러졌다. ESG 활동 이슈가 미미했던 2019년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환경 분야에서 하위등급인 D를 받으며 종합 B 등급에 머물렀다.
하지만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취약점인 환경 분야가 B+로 3계단 상향됐다. 권 대표의 ESG 경영은 태양광·신재생에너지 등 환경 분야에 적극적인 한화그룹(회장 김승연) 친환경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 지배구조 ‘G’ 확립...전문성·다양성 중시
한화투자증권은 투명한 지배구조 ‘G’ 확립을 위해 이사회 구성에서부터 전문성과 다양성을 보유한 사외 및 사내이사로 이사회를 꾸렸다. 특히 총 3명의 사외이사 중 절반 이상(2명)이 여성 이사로 구성돼, 다양한 시각에서 주요 의사 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아울러 사외이사 선임의 경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상법 및 정관 등의 관련 법규를 통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심의를 거치고 있다.
또 이사회가 특정한 공통의 배경을 갖거나 특정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않도록 금융, 경제, 경영, 의학·바이오, 회계로 전문 영역을 구분해 구성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ESG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신설된 ESG위원회는 한화투자증권의 ESG 전략 수립 및 정책을 승인하고, 이행 사항을 관리 감독해 ESG경영 촉진의 매개체로 활용된다.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기업금융(IB) 본부 산하에 ‘글로벌ESG사업부’를 신설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전사 혁신활동을 담당하던 ‘애자일혁신팀’을 ‘ESG혁신팀’으로 변경했다. ESG혁신팀은 사내외 ESG 이슈 커뮤니케이션을 주관하며, 글로벌ESG사업부는 한국형 그린필드 조성에 나섰다.
한편 올해 3월에는 호실적에 따른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6년 만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 1주당 250원의 현금 배당으로 총 438억원 규모다.
권 대표는 “회사는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과 윤리, 준법 경영 강화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다”며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믿음직한 동반자로 자리 잡고자 ESG의 일환으로 투명한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환경적 가치 창출위해 녹색 금융 드라이브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친환경 투자 및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ESG를 핵심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삼았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캐롯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금융사와 함께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선언에는 모두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참여하지 않고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인수하지 않으며 △일반채권이라도 석탄 건설 용도면 채권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거다.
ESG 금융을 위해 한화투자증권은 투자 포트폴리오 내 ESG 영향력을 확장했다. 회사는 수소·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자산 투자를 확대한 덕에, 지금까지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석탄화력발전에 직접 투자한 사례가 없다. '탈석탄금융'을 정확하게 실천해온 셈이다.
실제로 호주의 미드스트림(원유 가공·운송) 항구시설 대출 건이 일부 석탄 수출과 연관 있다고 지적받자, 리파이낸싱(재대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이해관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은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경영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장기업들의 경우 ESG 정보공개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 ESG에 대한 관심이 경기침체 우려 등에 축소된 상황이지만 현재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 친환경 투자, 펀드 결성까지 본격화...“ESG, 새로운 가치 추구”
한화투자증권의 IB 본부 신기술금융사업부는 최근 그린에너지와 탄소중립 관련 기업을 적극 발굴할 목적으로, 1000억원 규모의 ESG 펀드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는 신기술금융투자펀드인 '스마트한화KDB경기탄소중립ESG펀드'다. 한화그룹과 KDB산업은행 간의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 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업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전부터 환경 ‘E’ 요소를 반영해, 2019년 친환경 제설제 생산기업인 스타스테크에 10억원을 벤처사업에 투자하는 등 지속해왔다.
이어 2020년에는 환경 분야 벤처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2020 한화 미래환경 신기술사업 투자조합'을 결성해, 바이오프랜즈·이노센스·리코 등 친환경 기업에 투자해 성장을 도왔다.
한화투자증권은 녹색·사회적·지속가능채권 등의 채권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향후 3년간 약 3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해 '탈석탄 금융'을 선포하면서 석탄 발전·채굴 관련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도 중단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의 대표 ESG 금융 상품으로는 △한화코리아레전드ESG증권자투자신탁(주식) △한화 그린 히어로 증권자투자신탁(주식) △NH-Amundi100년기업 그린코리아증권투자신탁(주식) △우리G 기업가치 향상 장기 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이 지목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050년까지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위한 신규 PF 채권 및 상품을 출시하고 사업장에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회사는 ESG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가 될 것이라는 판단한다”며 “모든 경영 활동에서 ESG 이슈를 중시하고 전사 차원의 ESG 혁신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 오피스 구축...ESG 일환, 사회공헌활동도 적극
한화투자증권은 친환경 시설과 환경을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어우러지는 ‘그린오피스 구축’을 추구한다. 실제로 지난해 스마트 오피스 구축으로 업무환경이 변화되면서, 공간에 대한 효율성을 높였다.
모든 자재 선택에도 친환경 LED 조명 등 에너지 절약 고기능 제품과 친환경 소재를 최대한 사용했다. 인테리어 공사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역시,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업체를 선정해 위탁 처리했다.
친환경 경영과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점심시간 소등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용수 사용량 저감을 위해 수도꼭지를 절수 탭으로 교체하고 종이자원 절약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투게더 플러스(Together Plus) 취업 멘토링'을 성료했다. '투게더 플러스'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임직원 재능 기부 사회공헌활동으로 2018년부터 매년 진행한다.
또 회사는 꽃으로 봉사하는 날 ‘블루밍데이(Blooming Day)’를 실시하고 있다. 2017년에 시작한 ‘블루밍데이’는 임직원이 전문 플로리스트에게 교육받고 플라워 박스를 만든 후 응원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전달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