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 기자 입력 : 2022.11.13 06:00 ㅣ 수정 : 2022.11.14 03:28
27주 연속 하락… 수도권도 10년 만에 최저 "대출이자 부담에 아직 집 살 시기 아냐"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정부가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위축된 매수심리를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대비 2.9 하락한 70.7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27주째 연속 하락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3째주에서 99.6을 기록한 뒤부터 52주째 기준선인 100 이하를 기록 중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7주 연속 하락해 2013년 2월 70.1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 권역별로는 은평·마포·서대문 등 서북권 지수가 66.5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 서남권은 72.9를 기록하면서 지난주 78.4 대비 급락한 모습을 보였다. 76.7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한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동남권 역시 지난주(77.4) 대비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 역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는 73.0을 기록, 2012년 10월 4째주(72.2) 이후 약 10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74.1, 인천이 73.9를 나타냈다. 전국 지수도 80선이 무너지면서 지난주(80.6) 대비 하락한 78.5를 나타냈다. 이는 2019년 7월 1주(77.8)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몇 달 째 매수 문의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기존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들은 가격을 더 낮춰서라도 팔아야 하는지, 아니면 전월세로 돌려야 하는지 연신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 수요 공급 불균형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부동산시장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집값이 계속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수심리가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및 주택가격 하락이 전망되고 있어 이미 매수심리가 식었기 때문에 (이번 대책으로)당장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가 완화됐다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는 그대로인 데다가 높은 금리로 이자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당장 매수심리가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대책 발표 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모르겠다. 문의량이 많아진 것은 맞는데, 매수 문의는 여전히 적다. 사람들이 아직도 집을 살 시기가 아니라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을 더 해주는 것이 필요한게 아니라,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한데, 정부가 맥을 잘못 짚고 있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