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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실적 버팀목이던 ‘IB의 실종'...부동산 PF 탓 4분기도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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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1.11 07:41 ㅣ 수정 : 2022.11.11 09:42

증권사, 증시 악화 속 IB 성과 따라 실적 엇갈려...3분기는 성장 멈춰
1조클럽 5곳 증권사, 올해는 1곳만... 해당 CEO, IB강자 조직개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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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우수수 떨어진 가운데, 직전분기와 달리 기업금융(IB)을 외치는 분위기가 다소 사그라들었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직전분기와 달리 기업금융(IB)을 외치는 분위기 또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증시 악화에 따른 일차적 원인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수수료 감소 상황에서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차별화 전략 특히 IB(기업금융) 실적에 따라 회사별 명암이 엇갈렸다.

 

하지만 3분기 역시 증시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실적을 뒷받침하던 IB마저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금리 상승으로 잘나가던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분이 부진해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최근엔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시장에 가라앉지 않으며 증권업계는 혹한의 4분기를 지나게 됐다. 

 

금융당국의 유동성 조치로 위기상황은 한숨 돌린 모습이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과 미착공에 대출 상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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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대다수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40~50% 떨어진 실적을 냈다. [이미지=freepik]

 

증권사 대다수는 올해 상반기(1∼6월)에 전년 대비 40~50% 떨어진 실적을 냈다. 시장은 증시 악화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하는 등 비우호적인 환경이 내내 걷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만이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IB 부문의 포트폴리오 조정, 부동산 PF 등 각 사의 강점을 살렸다.

 

실제로 NH투자증권(005940)은 지난 2분기 브로커리지(위탁매매)·WM(자산관리) 수수료가 줄었으나,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약 11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 늘어났다. 특히 IB 부문에서 채권발행시장(DCM) 업계 2위였다.

 

한국투자증권(071050)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21%와 영업이익 53.51% 감소했지만, IB와 WM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냈다. 

 

메리츠증권(008560)은 수익 구조에서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부동산 PF 부문을 특화해 외형을 확장한 결과, 2분기 IB 수익이 15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6%, 전 분기 대비 27.6% 증가했다.

 

KB증권은 2분기 시장 변동성으로 채권운용손실이 컸고, ELS 자체 헤지 수익·수탁수수료 등이 줄었다. 다만 IB는 수수료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신한금융투자(055550)도 2분기 금리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실·위탁수수료가 감소했으나, IB 부문 영업수익은 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했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2분기 위탁매매수익과 금융투자상품 판매 수익은 감소했으나, IB 수익개선으로 일부 손익을 만회했다. 

 

현대차증권(001500) 역시 IB 부문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560억원의 순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하나증권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PF 비중이 높았고 그동안 투자은행 비즈니스를 확대했던 만큼, 올해 상반기 증시 조정에 따른 유가증권 이익 감소와 부동산 PF 등 IB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다만, 3분기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전략적 시장대응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63%, 9.34% 증가한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개선세를 보여줬다.

 

증권사들의 4분기 전망도 부동산 PF가 발목을 잡았다. 채권 금리가 오르는 데다가 그나마 실적을 책임지던 PF 관련 수익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 하반기도 업황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분기까지는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증시 부진에 따른 모멘텀이 부재하지만 IB 부문 실적으로 그나마 회사별 차별화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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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사진=각사 제공]

 

특히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5곳이었으나 올해는 미래에셋증권 1곳을 제외하고 1조클럽 입성은 멀어지는 분위기다. 

 

증권사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불안한 국내 증시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비할 IB 부문 확대 등 사업 다각화로 살길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1조 달성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하에 IB와 트레이딩, PI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해외주식과 연금자산 증대에 집중해 WM(자산관리)과 디지털의 고객기반을 확대한 덕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글로벌부문을 IB1총괄 산하에 배치한 것은 본사와 해외법인의 IB 역량을 더욱 강화해, 브로커리지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실제로 지난해 말 대대적 조직개편과 주요보직 인사를 단행했고 2총괄 16부문 체제를 5총괄 19부문으로 개편했다. IB총괄은 IB1총괄과 IB2총괄로 나눴고 글로벌부문을 IB1총괄 산하에 배치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IB 전문가로도 꼽힌다.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가입에 이어 대표이사 3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리테일과 IB, 운용 등 전사업부문에서 고루 성장해 사상최대 실적을 3년째 경신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6조814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배경으로 IB 부문을 보강해 경쟁우위를 다졌다는 분석과 함께 정일문 대표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특히 정 대표는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 IB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사업본부’를 설치했다. 또 IB2본부 산하에 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PF그룹 아래는 PF전략부를 각각 신설했다.

 

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IB와 PF, 운용부문은 무엇보다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리스크 관리 문화를 철저하게 뿌리내려야 한다며 해외 IB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3% 감소한 14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브로커리지 수익과 거래 대금 등이 줄어든 상황에서 주요 딜이 감소하며 IB 부문의 수익이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의 배경이다.

 

주요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중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가장 크게 악화했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76.6% 급감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06% 줄어든 8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양호했다고 하나, 결국 분기1000억원 이익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부문별로는 IB 수익이 딜 감소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40.1% 급감한 1244억원을 기록했다.

 

김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 및 부동산시장에서도 거래감소 및 가격하락 등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국내 증권사의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금리상승으로 증권사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관리 및 수익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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