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간결하고, 재밌게’…증권가, MZ세대 겨냥한 ‘숏폼’ 콘텐츠 일색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짧고 간결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숏폼(Short Form)’ 콘텐츠를 제공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증권 데이터의 딱딱함에서 벗어나 보다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해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들을 포섭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자사의 리서치 리포트를 짧은 분량의 영상이나 이미지로 제공하는 ‘숏폼 리서치’ 콘텐츠를 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현대차증권 리포트의 줄임말인 ‘현포트’라는 이름으로 공식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매주 1회 제공될 예정이며, 리서치센터에서 제공하는 텍스트 중심의 리포트를 시각화해 숏폼 콘텐츠로 제작될 계획이다.
숏폼이란 주로 1분 미만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말하며, 콘텐츠 소비가 단시간에 이뤄지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마케팅 트렌드다. 유튜브의 ‘쇼츠(Shorts)’나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 틱톡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증권의 한 관계자는 “숏폼 리서치는 최근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쉽고 빠르게 투자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숏폼 콘텐츠는 현대차증권에 앞서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증권사들도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KB증권은 숏폼을 통해 미국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관한 팁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나 주요 기업의 실적 공개와 같은 국내외 증시 관련 중요 일정에 대한 정보들을 게시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숏폼과 일반 영상 콘텐츠들을 통해 자사 소속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한 영상 콘텐츠들을 주로 올리고 있다. 특히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의 경우 ‘염블리와 함께’라는 이름으로 별도 채널을 운영하며 각 애널리스트들의 캐릭터화를 굳히고 있다.
숏폼 등장 이후 젊은 세대의 콘텐츠 소비는 점차 짧고 빠르게 넘길 수 있는 형태의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7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숏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는 전체 응답자의 81.2%를 차지했다. 이는 MZ세대로 분류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초반 출생자)의 응답자 비율(69.2%)보다 12.0%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또 Z세대의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평일 75.8분, 주말 96.2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평일 46.9분, 주말 58.7분)보다 각각 28.9분과 37.5분 더 긴 수준이다.
현재 대부분 증권사들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영상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영상들은 경제 정보를 다루는 만큼, 주로 10분 이상의 영상들이 주를 이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증권가의 강력한 장기 고객층으로 부상한 젊은 층을 포섭하기 위해 콘텐츠의 간소화를 도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에 급속도로 많아진 젊은 고객층들을 장기 고객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각 증권사들이 다양한 홍보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특히 유튜브의 경우 채널 자체의 수익을 노리기보다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바가 큰 만큼, 간결하고 몰입도가 높은 콘텐츠가 유효할 가능성이 크며 1분 미만의 숏폼도 그러한 예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짧은 콘텐츠에는 담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인 만큼, 정보를 단편적으로 습득할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MZ세대들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에 익숙한 것은 맞지만, 너무 많은 양의 정보가 쏟아져 그중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특히 증시나 경제 같은 분야는 따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상 접하기 힘들고 배경지식을 갖추기도 어려워 짧은 정보로는 일부분만 각인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일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