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흥국생명 콜옵션 미실시에 “문제되지 않는 상황”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흥국생명이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조기상환(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채권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금융당국이 "흥국생명의 채무불이행은 문제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예정돼 있던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 조건이 부여돼 조기상환 미실시가 디폴트(부도)의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다만 시장에서는 조기상환이 암묵적인 관행처럼 여겨져왔다.
흥국생명이 이를 깨고 조기상환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이날 "그간 금융위‧기재부‧금감원 등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와 관련한 일정‧계획 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며 수습하고 나섰다.
금융위는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상황 및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흥국생명은 채권발행 당시의 당사자 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흥국생명에 대해 수익성 등 경영실적이 양호하고,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인 만큼 흥국생명의 채무불이행은 문제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금융위는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흥국생명과 소통하면서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