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MG손해보험과 KDB생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금융시장이 한파를 맞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홍콩계 구조조정 전문 펀드 'SC로이'에 실사를 위한 자료를 제공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달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보 지분 92%와 대주단이 보유한 후순위채권(980억원)이다. 매각가는 신주 유상증자를 합쳐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다만 MG손보는 지난 2월 부채가 자산을 1139억원 초과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올 상반기 기준 MG손보의 RBC(지급여력) 비율은 74.24%로, 보험업법이 규정하고 있는 100%를 한참 밑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주단과는 별개로 금융당국도 MG손보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예보)를 통해 MG손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부실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예보가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면서 자본감소(감자)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예보는 지난 11일 MG손보 매각 주관사 입찰공고를 내고 공개매각 절차에 나섰다. 예보가 MG손보 인수 후보자를 구하면 감자 후 신주 인수 형식으로 매각을 진행하게 된다. 회생절차와 유사하게 진행돼 원매자 입장에서는 더 낮은 가격에 MG손보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대주단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는 어려워지게 된다.

또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이 법정 싸움을 진행 중인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JC파트너스는 서울행정법원에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낸 바 있다. 지난 5월 1심 재판부는 JC파트너스의 손을 들어줬지만, 8월 이뤄진 2심에서는 원고 패소로 판결이 뒤집혔다. 현재는 3심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JC파트너스가 지난 4월 14일 부실금융기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본안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이달 17일로 예정되면서 소송 결과에 따라 매각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의 매각도 난항을 겪고 있다. KDB생명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연내 매각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산은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올해 4월에도 JC파트너스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JC파트너스의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무산됐다.

KDB생명은 2020년 118억원, 2021년 2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났고 지난해 RBC 비율도 16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보험업권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KDB생명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아 매력적인 매물로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악화하는 점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MG손보와 KDB생명 모두 업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고, 보험업권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저성장이 우려된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인수자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고, 적정 매각가를 위한 조율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면서 "인수전이 길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