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대 ‘빅스텝’에 부동산시장 빙하기 맞나
올해 다섯차례 금리 인상에 거래절벽 심화
전세의 월세화 속도 더 가팔라질 수 있어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하자 부동산 시장도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0%로 인상했다. 지난 4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이번 '빅스텝'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 이후 부동산 시장에 '빙하기'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고강도 대출 규제, 분양가격 상승 등이 맞물려 현재 시장 상황보다 침체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침체기는 이번 금리인상을 계기로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이후에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거래 절벽은 물론, 가격 하락도 동시에 올 수 있다.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만일 미국이 11월에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다면 시장은 더욱 몸을 사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이 금리를 대폭 인상한다면, 올 연말 한국은행이 금리를 3.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고 말한다.
이럴 경우 개인의 주택담도대출 금리는 최고 8%대까지 올라간다. 가뜩이나 대출 규제가 심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개인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집값도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여러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현재 전세자금대출금리도 7%대까지 올라, 전세 물건 거래도 힘들어지고 있다. '급매', '급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가격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연말까지 매도량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거래 자체는 잘 안될 것이지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내 매도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사실상 대출이자 부담 때문에 거래가 잘 안 되고 있기에 오히려 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타는 수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분양시장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약으로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대출 부담으로 인해 분양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도 미분양과 미계약 물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금리 인상으로 이같은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대거 미분양·미계약 물건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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