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불완전 동맹 '오픈페이', 빅테크에 맞설 수 있을까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10.15 08:03 ㅣ 수정 : 2022.10.15 08:03

카드업계, '오픈페이'로 간편결제 공동전선 구축
3개사 불참으로 빅테크 점유율 깰 수 있을지 의문
삼성카드, '삼성페이' 점유율 30% 달해 불참할 듯
현대카드, '애플페이' 도입으로 불참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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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에 맞서 카드사들이 마련 중인 공동 간편결제 서비스 '오픈페이'가 이르면 이달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다만 일부 카드사들이 불참하면서 빅테크에 제대로 맞설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롯데‧하나‧BC‧NH농협 등 카드사들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오픈페이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서비스를 출시한다. 각 사는 마지막 테스트 과정을 거쳐 서비스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는 이르면 이달 말, 나머지 카드사들은 연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오픈페이는 은행권의 오픈뱅킹과 유사한 것으로, 오픈페이에 참여한 카드사 가운데 한 곳의 애플리케이션(앱)만 설치하고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간편결제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카드업계가 오픈페이 구축에 나선 것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의 점유율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는 2317만건, 이용금액은 7232억원 규모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각각 8.3%(178만건), 10.7%(699억원) 증가했다. 이 중 빅테크 등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하는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는 1330건, 이용금액은 3642억원으로 각각 전기 대비 9.7%(117만건), 11.7%(381억원) 늘어났다.

 

이처럼 빅테크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날로 확대되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오픈페이로 대응에 나섰지만, 일부 카드사들이 불참하면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카드의 경우 '원 앱' 전략을 펼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 차원의 통합결제플랫폼 '우리원멤버스'를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 '우리페이'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참여를 검토 중이며, 불참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른 은행계 카드사 역시 '원 앱' 전략을 추진 중이다. 때문에 오픈페이를 통해 지주 내 다른 금융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때문에 우리카드의 오픈페이 참여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오픈페이에 참여하더라도 특별히 시너지를 낼 만한 요소가 없어 불참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페이가 있어 오픈페이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 가운데 휴대폰제조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661만건으로 전체의 2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용금액은 1703억원으로 전체의 23.5%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와 비교하면 각각 8.2%(50만건), 12.5%(190억원) 증가하는 등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어 오픈페이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연내 애플페이 도입이 유력하게 전망되는 만큼 오픈페이보다는 애플페이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카드 측은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도입이 아니더라도 현대카드는 자체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카드는 자회사 '블루월넛'과 함께 간편결제 서비스 '핀페이(PIN Pay)'를 선보인 바 있다. 현재까지 핀페이가 적용된 곳은 온라인 쇼핑몰 '29CM'뿐이나 현대카드는 핀페이 서비스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픈페이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빅테크의 점유율을 뺏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불참한 카드사들이) 서비스 시행 이후 상황을 보면서 참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그룹사와의 연계로 시너지를 노릴 수 있겠지만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특별히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30%에 이르고 있어 오픈페이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다면 삼성페이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어 참여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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