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LCC 경영난 속 차세대 항공기 40대 도입한 이유는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9.14 00:15 ㅣ 수정 : 2022.09.14 00:15

제주항공, 기단 현대화·고정비 절감 목표로 내년 B737-8기 40대 순차 도입
유상증자 통한 차세대 항공기 도입 자금 마련 계획대로 '순항'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위기에 빠진 LCC 업계, 위기 속 과감한 투자 단행
제주항공 “투자 목적 자본확충 계획, 사업 경쟁력 강화 토대” 우려 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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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사진=제주항공 / 편집=김영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고(高)환율 등 대내외 악재로 항공업계 근심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LCC(저비용항공사)가 줄줄이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최근 '통 큰' 결단을 내려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제주항공이 내년부터 보잉 차세대 기종 B737-8를 차례대로 40대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LCC 업계가 극심한 경영 악화로 '곳간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와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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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항공기 [사진 = 제주항공]

 

■ 제주항공, 기단 현대화·고정비 절감 위해 ‘차세대 항공기 40대’ 선제 투자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기단 현대화(Fleet Modernization)의 하나로 내년부터 보잉 차세대 기종 B737-8 40대를 차례대로 도입한다. 이는 중·단거리 노선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B737-8은 현재 운용하는 B737-800과 비교했을 때 운항거리가 1000km 이상 길어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까지 운항할 수 있다.  이는 신규노선 개발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종은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연료를 15% 이상 줄일 수 있고 좌석당 운항비용도 12% 감소할 수 있어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제주항공은 국내 LCC 가운데 유일하게 구매기를 확보하고 있어 이번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토대로 기존 리스로 운영해온 항공기를 구매기로 대체하는 효과도 있어 리스 비용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단일 기종 및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해 항공기 운용 효율성을 확보해 LCC 사업모델에서 경쟁력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항공산업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항공기 대거 확보에 따른 선도기업의 위상을 갖출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한민국 No.1 LCC로서 고효율을 통한 저비용 사업구조를 탄탄히 해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를 통해 저렴한 금액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해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를 선점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 시설자금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 최대주주 AK홀딩스는 1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해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했다. AK홀딩스는 자회사 제주항공 지원에 적극 나서 제주항공 유상증자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특히 AK홀딩스의 교환사채 발행에는 항공업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듯 기관투자자 26곳에서 참여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발행 규모도 10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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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LCC 시장 위기 속 과감한 투자, 자본상태 무리없나

 

제주항공의 차세대 항공기 도입은 연료비와 운항비, 리스비 등 비용절감 측면에서 보면 이득이 남는 결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항공업계, 특히 LCC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고(高)유가·고환율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주항공은 올해 1·2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812억원, 영업손실 789억원, 당기순손실은 659억원이다. 2분기는 매출 1262억원, 영업손실 557억원, 당기순손실은 563억원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타격을 입은 여행 수요가 최근 회복세를 보여 매출은 증가하고 적자폭은 감소했다. 그러나 고유가·고환율 탓에 손실 폭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항공시장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여객 수요는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예상 속도보다 더디다”며 “국내 소비 심리마저 악화돼 중장기 수요 불확실성이 있다. 특히 공급 측면에서 단거리 핵심인 중국과 일본 노선 회복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일본 노선은 올해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노선은 연내 운항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노선 다양성이 줄어들면 운항이 동남아 등 특정 노선으로 집중돼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벌써 세번째 증자인 점도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제주항공은 2020년 8월 1585억원, 2021년 10월 2066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제주항공은 첫 유상증자가 이뤄지기 직전인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자본잠식률 6.5%를 보이며 자본잠식의 문이 열렸고 두번째 증자 직전인 2021년 3분기에 자본총계가 –25억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따라 앞서 두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모두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에 활용됐지만 이번에는 기단 현대화·고정비 절감 선제 투자로 이전과 결이 다른 증자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유상증자 계획은 이전 유상증자와 완전히 다른 성격”이라며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이전 증자와는 다르게 포스트코로나(코로나19 이후)시대 선도 항공사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 목적의 자본확충 계획이기 때문에 사업 경쟁력 강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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