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최태원 부자의 42년 희망가 ④끝] 최태원 SK회장, 440조원대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9.06 03:35 ㅣ 수정 : 2022.09.06 09:22

국내외 기업 인수해 '블루 오션' 전기차 충전 시장 진격
SK네트웍스, 에스트래픽 전기차충전사업부 인수 및 에버온 지분투자해 국내 충전사업 역량 확보
SK E&S, 美 전기차 중속 충전기 전문업체 에버차지 인수
SK(주), 시그넷EV 인수해 급속 충전 기술부터 완속 충전 기술까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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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62·사진)이 2022년 9월 1일부로 그룹 회장 취임 24년을 맞는다. 최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 SK그룹은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뉴스투데이는 최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과 반도체 등 차세대 먹거리 공략을 위한 야심찬 사업 전략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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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편집=뉴스투데이 김영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440조원대 글로벌 전기자동차 충전 시장을 잡아라'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광폭 투자에 이어 전기차 충전 사업에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추진하는 전기차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만 국한하지 않고 충전 사업까지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데 있다. 이는 SK그룹의 배터리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그룹 전체 브랜드 가치 향상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과거 산업구조에서 '철강'이 산업의 쌀이였다면 미래 산업의 쌀은 ‘배터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전기 관련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메모리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배터리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1600억달러(약 218조원)로 메모리반도체 시장(1490억달러·약 203조원)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가 SK그룹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원으로 여기고 전기차 충전 사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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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계열사 및 지주사가 최근 국내외 주요 전기차 충전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SK그룹은 계열사 SK네트웍스, SK E&S 그리고 지주사격인 SK(주)의 국내외 전기차 충전 기업 인수에 힘입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독일 컨설팅 기업 롤랜드 버거(Roland Berger)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3250억달러(약 44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올해 전기차 충전소 운영 기업 1곳을 인수하고 다른 1곳에 지분투자하면서, 자체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스피드메이트, SK렌터카 등)과 융합해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 E&S는 미국 전기차 충전 기업을 인수해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SK(주)는 완속, 중속, 급속 배터리 충전기 제조 기술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배터리 제조 기술력까지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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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SK네트웍스 대표와  SK네트웍스 사옥 전경 [사진=뉴스투데이DB]

 

■ SK네트웍스, 전기차 충전소 운영 기업 두 곳 인수해 국내 충전시장 1위 노려 

 

최근 사업형 투자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지난 8월 배터리 급속 충전업계를 대표하는 에스트래픽 전기차충전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밝혀 업계 관심을 모았다.

 

SK네트웍스는 에스트래픽 전기차충전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규 법인(에스에스차저)을 설립할 예정이며 신규 법인의 구주 인수 및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총 728억원을 투자해 50.1%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는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도 참여해 SK네트웍스는 최종적으로 29.0%의 지분을 확보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시장 1위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스트래픽의 전기차충전사업부는 현재 1100여개에 이르는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환경부와 한국전력 등 공공부문을 제외하고 민간 급속충전 사업자로는 최대 규모다.

 

게다가 SK네트웍스가 지난 1월 전기차 충전 전문 기업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버온은 국내 3대 전기차 완속(느린 속도) 충전기 운영업체 중 하나이며 전국에 공용 충전기가 1만여개에 이른다.  에버온은 SK네트웍스 투자금을 활용해 내년까지 충전기 규모를 2만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에스트래픽 전기차충전사업부를 통해 국내 급속 충전 시장을 공략하고 에버온을 통해 완속 충전 시장을 공략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최근 대폭 보강한 충전 인프라외에 스피드메이트, SK렌터카 등 모빌리티 관련 사업도 펼치고 있어 충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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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SK E&S 유정준 대표(왼쪽)와 추형욱 SK E&S 대표, 그리고 SK E&S 동티모르 천연가스 설비 [사진=뉴스투데이DB]

 

■ SK E&S·SK(주), 미국 시장 공략 발판 마련해 모든 종류의 충전기 기술력 거머줘

 

SK그룹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는 SK E&S는 지난 3월 미국 전기차 충전 기업 에버차지(EverCharge)를 인수해 전기차 충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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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차지의 중속 충전기 [사진=에버차지]

 

에버차지는 중속(중간 속도) 충전기(레벨 2 전기차 충전기) 제조와 충전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SK E&S는 올해 3월 초 미국 자회사 SK E&S 아메리카스에 4억 달러(약 5488억원)를 출자했으며 이를 활용해 에버차지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차지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약 4600개에 이르는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에버차지가 제조하고 판매하는 충전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주정부가 요구하는 전기차 충전기 형식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내연기관 완성차 판매를 오는 2035년부터 금지하겠다고 지난 8월 발표해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SK E&S 관계자는 "에버차지가 캘리포니아 주정부로부터 형식 인증을 얻었다는 것은 SK E&S가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맹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주)는 지난해 4월 시그넷EV(현 SK시그넷)의 지분 55.5%(290억원 규모)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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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은 완속, 중속, 급속, 초급속 충전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SK시그넷]

 

SK시그넷은 초급속 및 급속 충전기 기술을 비롯해 완속, 중속 충전기 기술까지 모든 종류의 충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SK(주)는 SK시그넷을 통해 해외에서 급속 충전 시장 등 전기차 충전 사업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시그넷은 미국 내 초급속 충전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급속 충전기는 20분 충전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다.  

 

게다가 SK시그넷은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EA)와 EV고에 초급속 충전기를 공급하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SK그룹 경영의 공식적인 최고 협의기구를 맡고 있는 SK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관계자는 “SK E&S가 인수한 에버차지와 SK(주)의 SK시그넷을 통해 SK그룹은 미국 중속·초급속 충전 시장에서 입지를 대폭 넓힐 것"이라며 "특히 SK시그넷의 충전기 기술력이 SK그룹 내 충전소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 SK그룹, IRA에 따른 미국 충전기 시장 공략 준비 '끝'

 

지난 7월 말 진행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화상 회담에서 SK그룹은 미국 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 220억달러(약 30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화상 회담 자리에 오승준 SK시그넷 미국법인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자세한 내막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맞서 SK시그넷의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과 관련된 얘기가 오고 간 것으로 파악된다.

 

IRA 법안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조성에 최대 10만달러(약 1억3600만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현재 지급되고 있는 보조금 3만달러(약 4080만원)의 3배 수준이다.

 

전기차 보조금 확대에 따라 전기차 시장은 급속도로 커져왔고 전기차 충전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시그넷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이에 따른 여건 마련이 절실하다.

 

SK그룹 관계자는 "SK시그넷의 미국 진출이 확정되면 IRA 법안에 따른 수혜를 받기 위해 미국 현지에 충전기 제조 설비를 갖춰야 한다"며 "그러나 미국 시장 진출에 따른 수익성 분석이 무엇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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