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화학 신학철 호(號), 석유화학 토대로 초일류 배터리·소재 기업으로 '우뚝'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8.04 05:00 ㅣ 수정 : 2022.08.04 05:00

LG화학, 양극재 분기 매출 1조원 돌파...국내 1위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차이 크지 않아
2분기 첨단소재 에너지솔루션 매출 7조890억원...유화부문 앞질러
메리츠증권 "LG화학 양극재 매출 연평균 32% 성장할 것" 장밋빛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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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신학철 부회장(65·사진)이 이끄는 LG화학이 명실상부한 전기자동차 배터리·소재 기업으로 우뚝선다. 

 

LG화학의 올해 2분기 ‘첨단소재 및 에너지솔루션(배터리)’ 부문 실적이 과거 주력 매출원이었던 석유화학 부문 매출을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첨단소재 부문에 속하는 양극재의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어 소재 기업의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가지 소재로 이뤄진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 인 핵심 소재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오는 리튬 이온을 보관하고 방출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분리막은 2차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얇은 막으로 미세 가공을 통해 리튬이온만 들어오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 소재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사업 부문은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부문’, 양극재와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첨단소재 부문’,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생명과학 부문’ 그리고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 부문(LG에너지솔루션)’ 등 4종류로 나뉜다.

 

LG화학의 지난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을 많이 차지한 사업 부문은 석유화학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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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사업부문 별 매출 [사진=뉴스투데이DB]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올해 초부터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해 1분기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고유가 시대를 활짝 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국 등 서구진영의 대(對)러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줄어 국제유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에 분개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여 맞불을 놓은 점도 국제 유가 급등을 부채질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석유제품 판매가격도 상승했다. 이에 따라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매출액이 5조9640억원으로 같은 기간 첨단소재 부문과 에너지솔루션 부문 합계매출 5조9103억원을 앞질렀다.

 

러-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고(高)유가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증권업계는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이 2분기에도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2분기 석유화학 부문 매출은 5조9876억원을 기록한데 비해 첨단소재와 에너지솔루션 부문 합계매출이 7조89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일궈냈다.

 

배터리 사업과 소재 사업이 최근 가장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산업으로 알려졌지만 첨단소재 부문 양극재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달성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에 대해 업계는 LG화학의 양극재 실적 호조가 양극재 판매가격 인상, 하이네켈NCA 양극재 확대를 통한 수익성 향상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하이네켈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를 양극재에 사용하면 배터리 용량을 약 30%가량 높이고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원가를 약 15% 수준 낮출 수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이번 양극재 매출 1조원 달성은 국내 양극재 업계 1위 기업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매출 1조2000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라며 “올해 하반기 미국 완성차 업체 GM 등 북미 완성차 기업과 LG화학과의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양극재 생산설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또 "LG화학은 양극재만으로 올해 4조원, 2025년 12조2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돼 연평균 32%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연구원의 분석은 LG화학이 올해부터 초일류 배터리·소재 기업으로 웅비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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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사업부문 별 매출 전망 [사진=뉴스투데이DB]

 

메리츠증권도 LG화학 첨단소재와 에너지솔루션 부문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메리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총 예상매출 51조89억원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이 23조2100억원, 첨단소재 부문과 에너지솔루션 부문 합계매출이 30조17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23, 2024년 석유화학 부문 매출은 2년 연속 22~23조원 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첨단소재 부문과 에너지솔루션 부문 합계매출은 40조원대, 5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를 목표로 2025년까지 6조원대에 이르는 과감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8만t이던 양극재 생산능력을 오는 2026년까지 26만t으로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또 

모회사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양극재 사용 비중도 현재 35%에서 점진적으로 비중을 더 늘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지난달 말 GM에 양극재를 95만t 이상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계약 금액은 30조~4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미국 등 북미에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기 위한 투자액은 2025년까지 110억달러(약 14조3000억원)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먹거리를 놓고 광폭투자 계획을 밝힌 LG화학이 앞으로 어떻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최대 양극재 시장을 공략해 나갈 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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