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배달의민족 울상 짓는데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델리 식품' 각축전?
고물가 시대 MZ세대 소비 풍속도= 배달앱 3사 이용자수 100만명 감소 VS.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델리 매출'은 가파른 상승세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밀키트를 넘어 완전 조리된 ‘델리(즉석) 식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앞다퉈 델리 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MZ세대가 델리 식품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의 이용자 수가 최근 두 달 동안 100만명 넘게 감소하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배달비인상에 고물가까지 겹쳐서 배달음식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그 대체제의 하나로 델리 식품이 부상한다는 것이다.
즉 배달앱 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 또한 상승하면서 간편하면서도 저렴한 델리 식품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인상 등 영향으로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배달앱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대형마트는 새로운 기회를 잡은 셈이다.
델리 식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2인 가구 및 4~50대 주부들이 주 고객층이었으나 한 끼 식사 메뉴부터 디저트, 안주, 야식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홈파티나 혼술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MZ세대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치킨, 샌드위치, 초밥 등의 다양한 델리 식품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홈플러스 델리 치킨은 9990원, 프랜차이즈 치킨 절반 가격...지난달 16만 명 이상 구매 / 이마트, 초밥과 샌드위치를 대표 메뉴로 육성
실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식품도 치킨과 초밥, 샌드위치다.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선호도가 높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 매장에서 직접 튀겨 판매하는 홈플러스 델리 치킨은 가성비와 편의성으로 입소문을 타며 지난달에만 16만 명이 넘는 고객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투데이가 실제 홈플러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국내산 생닭으로 만든 델리 상품 ‘퀴노아를 품은 로스트 치킨’은 9990원, ‘NEW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은 1만2990원으로 판매 중이다.
치킨은 외식 품목 중 올해 들어 가격이 가장 크게 올랐다. 이에 치킨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점을 고려해 홈플러스의 델리 상품인 치킨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하면 대략 2배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이마트에서는 초밥이 신선함과 가격과 양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품으로 등극했다. 초밥의 경우 참돔, 농어, 전복, 참숭어, 새조개 등 고급 어종 횟감을 대폭 늘렸다. 100% 국내산 초밥 코너도 신설해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초밥용 횟감 중량도 기존 10g에서 13g~18g까지 키웠다.
한편 마트 델리에서 샌드위치는 본래 구색 맞추기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식사가 트렌드로 떠오르자 이마트는 샌드위치를 델리 대표 메뉴로 육성하고 있다. 초밥과 샌드위치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28.1%, 96.7% 늘었다.
이같은 대형마트의 '델리 전략'은 치솟는 물가에도 가격과 맛을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 이마트와 홈플러스 최근 델리 매출 각각 21%, 24% 증가... 식품 업그레이드 착수하는 이마트와 메가푸드마켓 확대하는 홈플러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델리 매출은 지난 한 해 21% 상승한데 이어 올해 1∼2월도 14.7% 늘며 고객 호흥을 얻고 있다.
소비자 호응은 기업의 대응을 낳기 마련이다. 이마트는 델리 식품 업그레이드에 착수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고객 의견을 반영한 단독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신상품 출시-점포·바이어 피드백-할인 행사'로 이어지는 고정 프로세스를 정립한 바 있다. 이후에도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고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신선한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9일부터 이마트 앱 내 ‘키친델리 클럽’을 통해 ‘내가 만드는 꿀조합 야식세트’ 레시피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야식세트는 키친델리 신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델리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4% 증가했다. 델리 카테고리를 강화한 인천 간석점 리뉴얼 점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오픈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지난 9일 문을 연 서울 방학점도 오픈 3일만에 델리 전체 매출이 117% 신장했다.
대형마트는 매장 입장 시 제철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먼저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베이커리 '몽블랑제'와 카페 '범산목장', 원하는 취향대로 골라 즐길 수 있는 델리 코너 ‘푸드 투 고(Food to go)’까지 다양한 먹거리로 가득 찬 차별화 점포다.
매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홈플러스는 델리코너를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