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4) 필리핀 아닐라오 4, 화산 폭발과 마닐라 탈출 ①세상에 이런 일이

최환종 칼럼니스트 입력 : 2022.06.08 23:55 ㅣ 수정 : 2022.06.08 23:55

다이빙 마치고 낮잠 자는 데 한국인 강사의 다급한 목소리, "화산 폭발로 공항 폐쇄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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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해외여행이 제한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분기에 한번 정도 따뜻한 해외 바다를 찾아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며 편안한 휴식을 즐기던 필자로서는 답답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다이빙을 못한지 1년 반이 되어가던 지난해 6월 하순 경, 지인들과 같이 속초로 다이빙을 갔다. 그러나 열악한 수중시야와 무척 차가운 수온 때문에 다이빙은 즐겁다기보다는 고통에 가까웠고, 따뜻한 태평양 바다가 더 그리워질 뿐이었다. 다행히도 최근 뉴스를 보면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는 듯한 기사가 많이 보이는데, 빠른 시간내에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예전과 같이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따뜻하고 맑은 바다에서의 다이빙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난 2019년 1월에 연재를 종료했던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한다. 2019년 한해의 다이빙 기록과 앞으로 하늘길이 열리면 하게 될 다이빙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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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북동쪽에서 화산 폭발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 사진은 일행인 ‘용왕님’이 촬영했다. (화산 위치는 아래 지도 참조) [사진=최환종]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둘째날 부터는 수중에서 보다 능숙하게 부력조절과 카메라를 다루면서 다이빙을 즐겼다.

 

포인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양호한 수중시정과 다양한 수중생물들은 다이빙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특히 갯민숭달팽이의 종류와 색상이 매우 다양했는데, 카메라에 모두 담지 못하였음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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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와 색상의 갯민숭달팽이 [사진=최환종]

 

한편, 며칠 간의 다이빙을 모두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 되었는데, 그날 정말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후에 지인들과 얘기를 하다보니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정말 황당한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꿈같은 며칠이 흘렀고, 다이빙 마지막 날이 되었다. 안전상 비행기 탑승 12시간 전에는 다이빙을 마쳐야 하므로 마지막 날은 오전 다이빙만 하고(필자는 비행기 탑승시의 안전을 위해서 마지막 날은 산소 함량을 높인 Nitrox 다이빙을 한다) 리조트로 돌아왔다. 늘 반복되는 얘기이지만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아쉬움이 남는다.

 

리조트에 와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장비를 세척한 후에 숙소로 돌아왔다. 마닐라 공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밤 11시가 넘어서 출발하므로 리조트에서 공항으로 출발하기까지는 대여섯 시간이 남아 있었다. 두어 시간 낮잠을 자고 장비를 챙긴 후에 여유있게 공항으로 출발하면 되겠지 하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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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포인트로 향하는 방카보트 위의 필자. 이때 입고 있는 검은색 래쉬가드는 필자가 다이빙할 때 즐겨 입던 옷인데, 마지막 날 급하게 출발준비를  하면서 분실했다.

 

그런데, 오후 3시쯤 되었을까?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린다. 졸린 눈을 비비며 문을 열자 한국인 강사가 다소 급한 목소리로 말한다. “근처에서 화산이 폭발해서 빨리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겠습니다.

 

늦으면 공항이 폐쇄될 수 있으니....... 신속하게 출발 준비를 하시지요.” 밖으로 나와 보니 ‘용왕님’은 이미 장비를 챙기고 있었고, 필자를 보더니 저 멀리 거대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쪽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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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라오(지도에서 마비니라고 쓰여진 곳)와 화산폭발이 일어난 타알 호 위치(구글맵 캡처)

 

처음에는 화산폭발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산불을 낸 모양이구먼. 불조심을 해야지...’ 이 정도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졸음이 깨면서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저 정도로 화산이 폭발했으면 공항이 폐쇄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텐데. 한시라도 빨리 출발해야했다.  (다음에 계속)

 

 


◀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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