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FOMC 의사록 주시, 정상회담은 긍정적...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3일 이번주 코스피가 불확실성으로 하방 압력은 있겠지만 일부 반등할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한미 정상회담으로의 기대감이 교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는 통화정책 관련 중요한 이벤트인 한국은행(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 공개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가 있어서다.
다만 새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반도체와 2차전지, 자동차, 원전, 백신 관련 기업의 매수세 유입은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인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매력과 개별 기업들의 모멘텀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은 금통위·FOMC 회의록 공개...증시에 미치는 영향
이번주는 한국과 미국이 향후 금리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실물 경기 지표 호조에도 부진한 소매 기업 실적이 발표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돼 여전히 증시 불확실성은 높은 상태지만, 반등 모멘텀도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가 주관하는 첫 금통위가 오는 26일 열린다. 앞서 이 총재가 언급한 ‘빅스텝’ 인상 단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 전망치가 2% 후반 선으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큰 점,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선행지수 상에서 한국 경제가 위축 국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준과 같이 50bp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다만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좀 더 가파른 속도로 금리 인상 단행할 공산이 크다.
금융투자업계는 금통위가 5월에 이어 7월도 금리 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주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25bp 만장일치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인상 이후 기준금리 레벨은 잠재성장률에 근접한 수준이 될 것이다”며 “이후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점차 금리 상승 압력은 약화할 전망이며, 하반기부터는 장기채에 대한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오는 26일 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5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2000년 5월 이후 20여 년 만의 빅스텝(50bp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5월 회의록을 통해 금리 인상이 75bp가 될지 여부와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주시해야 한다.
금리의 움직임은 환율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 해당 이벤트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내 외국인 자본 유출이 커져 환율 상승(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우리나라가 금리를 올리면 환율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연준은 오는 6, 7월에도 빅스텝을 예고하는 등 고강도 긴축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추세다.
■ 한·미 정상회담 수혜주 주목...中 봉쇄 해제 등 긍정적 재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이번주 코스피와 코스닥에도 긍정적인 재료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현지 투자 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와 각종 보호무역 규제 완화 등 규제 개선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이번 회담은 북핵 대응과 경제 안보, 역내 협력 3대 의제를 놓고 논의가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국면에서 경제안보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자국 주도 반도체, 배터리 등 관련 공급망 재편에 한국 및 기업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에 지난 20일 삼성SDI(2.37%)와 포스코케미칼(6.23%), SK이노베이션(3.43%), 엘앤에프(1.60%), 에코프로비엠(3.92%) 등이 동반 상승했다.
전문가는 2차전지, 자동차 관련주 강세는 하반기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 배터리 플랜트를 가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을 만났다는 소식,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협력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전 관련주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원전주로 꼽힌 오르비텍(4.78%), 보성파워텍(7.68%), 우리기술(9.09%), 일진파워(5.21%), 한국전력도 (1.11%) 등이 모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업황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코로나19 백신협력,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원전 사업 공동참여 등이 나오면서 백신 관련주가 급등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보면 백신, 반도체, 2차전지 테마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반도체와 2차전지는 회담 내용에 따라 중소형주가 우선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업으로, 장기적 방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상하이 봉쇄 해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18일 통제 관리 구역을 제외한 중국 일반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서 봉쇄 조치는 단계적으로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 22일에는 대중교통 노선이 재개, 20개 지하철 노선 가운데 4개가 재개됐으며 주요 도시 거점 및 공항, 기차역, 병원 등을 연결하는 273개 버스 노선도 재개할 예정이다.
■ 코스피 예상 밴드, 주요 경제 일정 ‘주목’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500~2,65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는 1240원~1290원을 제시했다.
전문가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개별 기업들의 수익성과 모멘텀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한미 정상회담 기대감, 중국 상하이 봉쇄 해제 기대, 밸류에이션 메리트 등이 꼽혔다.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물가 불안 및 성장 둔화 우려,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이 거론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물가와 경기 전망에 대한 뉴스에 취약해져 있는 상황이다”며 “또한 미국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점증하고 있으며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따른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에너지, 통신 업종들의 모멘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유로존 5월 마킷 PMI·미국 5월 마킷 PMI(24일), 미국 4월 내구재 주문(25일), 미국 5월 FOMC 의사록 공개·한국 5월 금통위·미국 1분기 GDP(수정치, 26일), 미국 4월 PCE 물가·미국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27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