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장’ 진출하는 국내 증권사들…사업영토 개척 나서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지분투자와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해 베트남 현지 진출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베트남 자회사 NHSV(NH Securities Vietnam)는 지난 12일부터 하노이지점 개점식을 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했다.
NH투자증권이 지난 2009년 현지 증권사였던 CBV증권과 협업해 합작 법인으로 출발한 NHSV는 지난 2019년부터 흑자 전환해 지난해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NHSV는 기존 하노이 본사와 호치민 지점에 이어 하노이 지점을 추가 개점해 베트남 영업기반을 한층 강화한다.
지난달 25일에는 하나금융투자가 베트남 증권사 ‘BIDV 증권’의 지분 35%를 1420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베트남 국영은행 BIDV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 향후 경영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BIDV 증권은 하나금융투자의 글로벌 모바일과 디지털 사업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오는 2026년까지 베트남 메이저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베트남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분기 베트남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에서 전체 증권사 중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6일 호찌민 증권거래소(HoSE)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의 올해 1~3월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은 5.01%였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은 자본금 기준 현지 2위의 증권사기도 하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현지 고객 대상 마케팅과 온라인 계좌 개설, 비대면 마케팅 등 신속한 디지털 변환을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점유율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외에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도 베트남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이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는 것은 베트남의 경제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로 전망했으며, 이는 세계경제성장률(3.6%)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5.7%와 7%로 제시한 바도 있다.
최근 국내 증권 업황의 부진도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을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최고 호황기를 누렸던 증권업계는 올해 들어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증시가 부진하자 IB 등 사업 부문의 확장과 해외법인 진출·강화 등 수익원 다양화를 노리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증권사들의 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하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기업가치는 역사상 최저점 구간을 지속 갱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증권주가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신시장 진출을 통한 고객 확보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도 변화에 주목받는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 강화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