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오는 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경제 라인’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차기 금융 수장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유력한 후보로 지목돼 온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되면서 차기 금융위원장에 대한 새로운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일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에 최상목 전 차관을 내정했다. 최상목 전 차관은 현재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라인 진용도 어느 정도 완성됐다. 앞서 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됐다.
또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대기 비서실장 내정자도 새 정부 경제 라인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상목 전 차관이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가면서 차기 금융위원장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인수위 안팎에선 과거 추경호 기재부 장관 후보자와 기재부에서 손발을 맞춘 최상목 전 차관이 차기 금융위원장에 오를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고승범 현 금융위원장은 아직 임기 중 절반도 보내지 않았다. 다만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전임 정부의 금융위원장이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곤 한다. 고승범 위원장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은 최우선 과제인 경제 회복을 위해 경제 라인의 ‘전문성’을 강조해 왔다. 지금까지 기용된 인물들의 면면을 봤을 때 차기 금융위원장 역시 정통 관료 출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시장 장악력을 위해서라도 관료 출신이 금융위원장에 오르는 게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관료 출신으로는 금융위 부위원장 출신들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김용범 전 기재부 제1차관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이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역시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상목 전 차관이 일단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에서 새 정부 경제 정책 설계에 참여한 뒤, 임기 내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기 금융위원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금융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고(高) 물가와 주요국 긴축 움직임 등 대응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하방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또 대내적으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 유예 종료에 따른 연착륙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대출 관련 정책 추진도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한국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소방수’ 역할도 맡아야 한다.
한편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은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 대해서만 지명이 가능하도록 하게 했다. 금융위원장은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이지만, 국무위원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