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률 저조한 펫보험…수의사법 개정에 활성화 기대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펫보험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펫보험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던 반려동물 진료비 문제와 관련한 제도보완이 이뤄지면서 손해보험사들도 상품 개발에 나서는 모양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지난 2017년 3곳에서 2021년 10곳으로 늘었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주요 손보사들은 펫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기존 상품에서 보장 기간을 늘리고 보장항목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펫보험 가입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전체 반려동물 양육인구 대비 보험 가입자 비율은 0.2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로는 동물등록증 발급과 보험료 등이 꼽힌다.
지난 2014년부터 시행 중인 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의 보호와 유실·유기 방지를 위한 제도다. 동물등록 시 반려동물의 체내에 동물용의료기기인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마이크로칩)을 삽입하거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이크로칩은 체내 이물 반응이 없는 재질로 코팅돼 있으며, 동물용의료기기 기준규격과 국제규격에 적합한 제품이 사용된다.
외장형의 경우 목걸이형으로,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경우 누군가 떼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게 돼 내장형이 추천된다.
펫보험의 경우 반려동물을 등록해야 가입이 가능하거나, 등록 없이 가입하더라도 등록하면 보험료를 인하해주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몸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데 거부감이 있어 동물등록을 꺼리거나 절차가 번거롭다는 등의 이유로 등록을 하지 않는 보호자들도 있다. 때문에 보험가입을 고려하지 않는 보호자들이 많다.
또 아직 펫보험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보장범위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보험료가 비싸다는 등의 이유로 보험을 가입하지 않기도 한다. 펫보험의 보혐료가 비싼 이유로는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달라 손해율을 낮추기 어려운 점이 꼽힌다.
동물병원마다 진료항목 명칭과 진료비 구성 방식 등이 달라 진료비 파악이 어려웠다. 이 같은 문제는 진료비 과다 청구와 과잉 진료 등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이 동물병원 1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흐면 진료비가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의 차이는 5~11배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수의사법이 개정되면서 그간 문제가 됐던 동물병원 의료수가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동물병원 진찰 등 진료비용 게시와 진료비용 등에 과한 현황조사 및 분석, 중대 진료 시 설명 및 동의 등을 골자로 하는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포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후보 시절인 올해 초 동물복지 공약을 발표하면서 진료 항목 표준화와 항목별 공시제를 내용으로 하는 표준수가제 도입을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펫보험의 손해율 예측이 가능해져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펫보험이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보험료 등을 이유로 가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물병원 의료수가제가 마련되면 손해율 예측이 가능해 보험료도 조정될 수 있어 가입률이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