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M&A 예고한 하나·우리금융···금융권도 관심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3.30 07:31 ㅣ 수정 : 2022.03.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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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본격적인 비(非)은행 강화에 나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둬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구축한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전체 그룹 성장을 유도하겠단 의도로 보인다.

 

경쟁 관계인 우리금융지주 역시 비은행 M&A를 예고한 만큼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함영주 신임 하나금융 회장은 ‘3대 경영 전략’으로 ▲강점 극대화·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제시했다. 

 

함 회장은 앞으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은행과 증권 중심으로 양대 성장 엔진을 완성하고, 카드·캐피탈·보험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하겠단 구상이다. 

 

특히 함 회장이 비은행 사업 부문 M&A를 거론한 게 눈에 띈다. 현재 하나금융이 가지고 있는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제고를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회사 인수로 덩치를 키우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13개 비은행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 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이 차지한 비율은 35.7%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경쟁 금융지주인 KB·신한(42%대)과 비교했을 땐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하나금융 비은행 부문 M&A와 관련해 대상이나 시점 등 아직 알려진 건 없다. 다만 계열사별 실적과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함 회장이 주력으로 키우겠다는 계열사 중 카드와 보험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카드업계는 신한·삼성·국민·현대가 ‘빅4’를 형성하고 있다. 이어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순이다.

 

하나금융이 카드사 인수에 나설 경우, 하나카드의 하위권 탈출은 물론 카드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서는 롯데카드의 매각설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의 보험사 인수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미 하나생명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을 가지고 있지만 순이익 규모가 크진 않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잠재 매물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악사손해보험 등이다. 최근 KB금융(푸르덴셜생명)과 신한금융(오렌지라이프) 역시 보험사 인수로 덩치를 키운 바 있다. 

 

물론 하나금융이 양대 성장 엔진으로 완성하겠다고 한 증권사 M&A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50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하나금융 비은행 부문에서 가장 선전했다. 다만 하나은행과 순이익 차이가 3조원 가까이 나는 만큼, 균형을 잡기 위해선 추가 성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이 비은행 M&A에 뛰어들 경우 우리금융과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완전 민영화를 이뤄낸 우리금융은 하나금융보다 앞서 비은행 M&A를 예고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하나금융(3조5261억원)과 우리금융(2조5879억원)은 각각 3, 4위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우리은행 성장과 증권·보험사 확보를 병행해야 하나금융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 순이익의 비은행 부문 비중은 17.2%에 불과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증권·보험사가 없어 하나금융보다는 M&A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은행에 치중돼 있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지 않으면 앞으로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강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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