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대졸신입사원 채용 늘리지만, '직무역량' 키울 곳 부족해
대졸신입 채용 때 64.9%가 '직무 관련 경험' 중시, 학력과 학점은 3.6%만 선택
기업의 29.8%만 인턴 경험 등 제공, 대졸 구직자가 필수 역량 쌓을 곳 부족
대한상의, 기업들과 협업해 '대학생 일경험 플랫폼' 사업 준비중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국내기업 80% 정도가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갖고 있지만, 구직자들이 직무역량을 키우기 위한 기업의 인턴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302곳을 대상으로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를 조사해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0.1%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도 있다고 답변했다.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기업이 71.9%, 늘리겠다는 기업이 20.7%로 조사됐다. 줄일 것이라는 기업은 7.4%에 그쳤다.
고용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응답 기업의 79.8%가 올해 고용시장 전망에 대해 '고용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69.2%)되거나 '더 늘어날 것'(10.6%)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어든 수준이 유지'(15.9%)되거나 '더 줄어들 것'(4.3%)이라는 응답은 20.2%에 불과했다. 올해가 길었던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게 기업현장의 판단인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집계 결과 의하면 올해 1월과 2월 취업자 수가 작년 동기 대비 114만명, 104만명 각각 늘어났다. 2개월 연속 100만명 이상 증가 추세이다.
응답기업들이 꼽은 채용 분야로는 '행정·사무'(65.8%·이하 복수응답), '제조·엔지니어'(62.5%), '영업·영업관리'(50.0%), 'R&D 연구직'(39.6%), 'IT·정보통신'(20.4%) 등의 순으로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고용시장이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 확대에 따라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위기 등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극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기업들은 올해 채용시장의 '3대 키워드'로는 수시채용, 직무 유경험, 전문성을 선택했다. 응답기업의 62.6%가 올해 채용 경향의 특징으로 '대규모 공채보다 수시채용 비중 증가'를 꼽았다. '이공계 인력 채용 확대'(54.9%),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52.1%) 등에 대한 응답율도 높았다.
대졸신입 채용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으로는 '직무 관련 경험'(64.9%)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직무 관련 지식'(57.0%), '태도·인성'(53.6%) 등도 중요하게 꼽았다. '어학능력', '학력·학점'을 선택한 응답은 각각 3.6%에 그쳤다.
이처럼 직무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기업의 29.8%만 인턴제 등 일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졸 구직자들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 위한 필수 역량을 쌓을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는 청년 대상 일-경험 기회 확대에 뜻이 있는 기업들과 협업해 '대학생 일경험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학생이 기업의 현장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해 직무역량을 높이고 진로 탐색을 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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