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75)] LG에너지솔루션이 '국민주’ 된 사연, 온갖 직장인이 모여 ‘따상’논쟁

이태희 입력 : 2022.01.27 12:18 ㅣ 수정 : 2022.01.27 22:33

27일 오전 상장, 시초가는 공모가 2배 육박했지만 '따상' 실패
블라인드앱에서 '단기 차익 극대화 방법론' 논쟁 벌어져
투자수익 극대화하려면 권영수 부회장의 '새 100년 비전' 타당성 논쟁 벌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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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이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에게 상장 기념패를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쓴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에 입성한 첫날인 27일 오전 직장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대 이슈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 후 상한가)여부와 매도시점. 

 

이날 오전 시초가는 공모가(30만 원) 대비 99% 오른 59만7000원에 형성돼 ‘따블’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단 ‘따상’에는 실패한 것이다.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서는 이야기 꽃이 피고 있다.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주가 전망 및 매도 시점과 같은 단일 주제로 활발한 의사소통(?)을 벌이는 모습이다. 

 

블라인드 채팅에는 통상 주제별로 유사업종 종사자들이 모이는 편이다. 그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 채팅 참여 직장인들은 훨씬 다양하다. 대기업과 공공기관 직원,공무원, 간호사, 의사까지 뒤섞여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민주’가 된 셈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재직자 A씨는 “투기 민국 에휴. 청약 당첨된 사람들은 지금 팔아도 개이득이네. 빨리 팔어”라며 “부동산도 조만간 곡소리 나겠구만”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LG엔솔 투자 열기를 ‘투기’라고 규정한 셈. 공무원 B씨는 “이 글 보고 풀 매수”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흔들리는 편이었다. 롯데알미늄 재직자 C씨는 “55만원 기다리지 말고 던질까?”라고 고민하자, A씨는 “던져 지금 팔아도 60%(이득) 아냐”라고 매도를 부추겼다. 

 

중앙선관위 재직자 D씨는 “최고점에 매도”라면서 7주를 59만 7000원에 매도한 인증샷을 올렸다. 이에 현대자산운용 E씨는 “오 난 59만 6000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국방과학연구소 F씨와 CJ프레시웨이 G씨도 “난 59만 7000원”이라며 인증샷을 올렸다. 

 

간호사 H씨는 “남친 청약?으로 1주 받았는데 아직 일땜에 매도 못한 것 같은데...하한가에 팔아도 11만 8000원 이득인 것 맞지? 바빠서 폰 못보는 듯”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치과의사 I씨는 “안 가르쳐주지”라고 농담을 던졌다. 

 

현대자동차 J씨가 “얼마에 팔면 되나요?”묻자 대한항공 K씨는 “78만원”, LG디스플레이 L씨는 “90만원 목표”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공무원 M씨는 “따상에 금요일도 +간다에 한표”라고 주장하자, 호텔신라 N씨는 “ㅋㅋㅋㅋ 주린이 인증”이라고 조롱했다. 공무원은 “개미털고 오후에 간다고오~~”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IPO가 전 국민의 투자욕망을 부추긴 것은 여러 가지 지표에서 확인된다.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투자금은 약 10조2000억 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 금액이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증거금도 약 114조1066억원 모이면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역대급 경쟁률 ’2023대 1’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부회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식에서 "이번 상장을 새로운 100년을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 및 미래사업 확대를 통한 성장 비전을 강조한 것이다. 

 

‘단기 차익’을 극대화하려는 욕망에 불타오르고 있는 일반 투자자들과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한국경제의 미래와 투자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이런 ‘단기차익 극대화 방법론’ 논쟁이 바람직하지 않다. 권 부회장이 제시한 ‘새로운 100년 비전’의 타당성을 따지는 논쟁이 훨씬 건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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