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인상 ③ 보험업권] 수익성 개선 불구 재정건전성 부담은 확대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1.14 10:45 ㅣ 수정 : 2022.01.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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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생명보험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재무건전성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4일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또다시 인상된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최대 1.75%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으로 운용하는 보험사의 수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다른 곳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그중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신규 채권의 경우 기존에 비해 더 높은 이율이 적용돼 투자손익이 개선될 수 있다.

 

특히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한 확정형 상품은 저금리 상태에서 이차역마진이 발생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이차역마진에 따른 부담도 축소된다. 

 

반면 재무건전성 하락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미 두 차례 금리가 인상되면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했다. RBC 비율이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도가능 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해 RBC 비율이 하락한다.

 

특히 오는 2023년 IFRS17의 도입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보험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IFRS17이 적용되면 원가 기준으로 평가되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돼 향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의 부채규모는 증가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인상 소식이 보험사에 악재가 될지 아니면 호재가 될지는 미지수다. 수익성에는 긍정적이지만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채 구조조정을 통한 근본적인 자본관리방안이 요구된다.

 

보험업계는 지난 수년간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이율로 돈을 빌려오는 방식이어서 보험사가 갖게 되는 부담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때문에 투자수익을 높여 자본을 확보하고, 손해율을 관리하거나 금리의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을 판매하는 등 요구자본량을 감소시키는 등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연구원 노건영 연구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보유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RBC 비율이 하락한다”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익을 더 확보하거나 공동재보험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등 대응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제도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RBC 비율이 하락하지만, IFRS17 도입 이후에는 금리가 인상되면 부채도 감소해 자본관리 측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위원은 “현행 제도에 맞춰 대응하면서 다가오는 IFRS17 도입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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