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시중은행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이 생활형 기능을 탑재하며 빅테크 기업과 본격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 10월 27일 국민은행은 지주 계열사들의 핵심 금융 서비스들만 골라 만든 ‘KB스타뱅킹’을 출시했다. 또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를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중은행은 생활형 기능을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해 서비스 해왔지만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생활형 서비스에 익숙한 고객들이 굳이 불편하게 시중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은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생활형 기능 탑재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토스 앱의 사용자 수는 1596만9337명이며 삼성페이 1530만7699명, 카카오뱅크 1332만7197명이다.
국민은행 앱 1073만12명과 신한은행 앱 913만473명, 농협은행 앱 905만7052명, 우리은행 앱 603만1952명, 하나은행 앱 447만2951명을 기록했다.
빅테크 기업의 공세 속에 시중은행이 선방하고 있기는 하나 안심할 수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애플리케이션은 금융 서비스 제공을 우선 시 하고 소비자들에게 부수적으로 생활형 기능을 제공해 왔다.
금융 소비자들이 시중은행의 애플리케이션에 머무는 시간도 짧고 생활형 기능을 활용하는지에 대한 관련 통계조차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반면, 빅테크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은 고도화된 생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기반으로 금융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에 머무는 시간이 길며 손 쉽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게 해 놓았기 때문에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차이를 극복하고자 시중은행이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보다 손쉽고 다양한 생활형 기능 탑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생활형 기능을 탑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들의 유입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생활형 기능을 제공하는 게 금융 애플리케이션의 본연의 모습은 아니다”면서 “은행들이 빅테크 기업들에 비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 생활형 기능을 탑재를 통해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활형 기능을 자체 개발하는데 초기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를 준비하는 수업료와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들이 생활형 기능을 탑재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마이데이터 서비스 때문이라는 분석이 은행권 안팎으로 제기된다.
마이데이터는 다양한 개인의 금융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개인이 직접 열람하고 저장하며 통합 관리하고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또 마이데이터는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개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며 제 3자에게 관리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획득한 시중은행들은 방대한 고객의 금융 정보를 이용해 생활형 기능을 고도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지와 의 통화에서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소비 패턴들을 분석 적용한 맞춤형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고도화된 금융 서비스와 생활형 기능 제공을 통해 당행의 애플리케이션이 고객 생활 깊숙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