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알아”

박희중 입력 : 2021.08.13 12:02 ㅣ 수정 : 2021.08.13 12:50

가석방 소감을 밝힌 4가지 단어, 향후 이 부회장의 선택과 행보에 기준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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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나오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가석방됐다. 오랜 수감 생활 탓인지 마르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와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에게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여 국민에게 사과 인사를 했다.

 

이 부 회장은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가석방 소감을 간단하게 밝혔다. 취재진은 반도체 대책, 미국 투자계획 등의 향후 경영활동에 대해 추가로 질문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가석방 이후 경영복귀에 대한 정확한 유권해석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이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가석방 소감에서 사용한 4개의 단어에 모든 것이 함축돼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과 삼성그룹에 대한 국민 여론이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로 나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여론은 향후 이 부회장의 선택과 행보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정문 한쪽에 대기하고 있던 G80 승용차에 올라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지난 1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된 것이다.

 

이날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석방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민주노총 등은 문재인 정권은 재벌이 법위에 군림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다고 비난한 반면, 가석방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화이팅, 이재용 부회장의 경제발전 응원합니다등을 외쳤다. 하지만 양측 간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2개 중대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미연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관련 법에 따라 가석방 기간에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 시 보호관찰관에 신고해야 한다.

 

취업제한 규정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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