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검토 안해"→"국민적 공감대 고려"→"많은 국민 공감"…무르익은 '이재용 사면론'
4대그룹 총수 건의에 文 대통령, "위기 상황 속 대담한 역할 필요" 화답 / 재계에선 "8.15 광복절 특사 앞두고 어떠한 결정 나오지 않을까" 전망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와 오찬 만남을 가진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오찬 모임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기간 4대 그룹이 약 44조원의 대미 투자를 발표하고 성공적인 미국 사업 확대 발판을 마련한 것에 대해 직접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지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총수들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며 “한미 관계가 기존에도 아주 튼튼한 동맹 관계였지만 그 폭이 더 확장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최첨단 기술 제품에서 서로 간에 부족한 공급망을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까지 더 포괄적으로 발전된 것이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것도 아주 뜻깊다. 4대 그룹도 미국 진출을 크게 확대할 좋은 계기가 됐다”며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나가게 되면 중소·중견 협력업체들도 동반 진출하게 돼 우리 부품·소재·장비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건의받고선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한 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자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다.
최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이후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다"고 말을 보탰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가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안다”고 답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밝힌 내용 보다도 다소 진전된 모습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해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 이전까진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8.15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어떠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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