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층에 부(富) 과시하는 ‘플렉스(flex) 소비’ 열풍 덮치나
월급·알바비 모아 명품 구매하는 젊은 층 급격히 늘어 / 롯데·신세계·현대, 상반기 20~30대 명품 매출 전년보다 20~30% 증가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명품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이른바 ‘플렉스 소비’를 하는 젊은 층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
플렉스(flex)란 ‘돈 자랑을 한다’는 뜻으로 주로 랩 또는 한국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고 과시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월급이나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명품을 구매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랑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기도 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백화점 전체 매출이 14.2%나 감소한 상황에서 홀로 1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롯데·신세계·현대 등 빅3 백화점의 해외 명품의 매출 추이는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은 다른 부문에 비해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빅3 백화점은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19.4% 하락을 겪은 이후 4월 8.2%, 5월 19.1%, 6월 22.1% 성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명품은 백화점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65억 원, 439억 원이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 1분기(매출 6063억 원, 영업이익 285억 원) 대비 소폭 개선됐다. 해외명품 및 가전이 소비 회복 흐름을 타고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롯데백화점 측은 분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젊은 세대의 빠른 유입이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20대 이하와 30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각각 25.7%, 34.8%로 같은 기간 40대(13.7%), 50대(10.5%) 대비 크게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2030세대 명품 매출 신장률이 30.1%로 작년(20.3%)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20대와 30대 명품 매출 신장률이 각각 36.5%, 26.3% 증가했다.
이처럼 명품을 구매하려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자 백화점업계는 명품 상품군 강화는 물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은 최근 ‘젊은 명품’을 콘셉트로 새롭게 단장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을 위해 트렌디한 명품 백화점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신세계백화점도 해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인기 브랜드 루이비통의 가을·겨울 남성 장르 신상을 강남점 1층 더 스테이지(The Stage) 팝업에서 선보이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오는 14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주요 매출 카테고리는 크게 명품, 식품, 생활 부문 3가지로 요약되는데 그중에서도 명품의 성장이 가장 뛰어나다”면서 “예전에는 젊은 세대들이 돈 모아서 해외여행을 가는 경험 소비를 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자신을 위한 플렉스형 소비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백화점의 수익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국내 브랜드들이 백화점 입점을 희망하는 것과 달리 해외 명품 브랜드는 모셔오는 입장이라 아무래도 낮은 수수료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런데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명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젊은 층이 좋아하는 명품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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