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집값, 출생아 수 ‘하락’시킨다
최천욱 기자
입력 : 2020.06.17 15:39
ㅣ 수정 : 2020.06.17 15:39
‘규제의 역효과’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역대 최고 / 젊은층에 맞는 실질적 정책 ‘절실’
[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아파트 가격 상승이 출생아 수를 떨어뜨리고 있다. 주거 환경의 보장은 안정적인 출생아 수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정부의 각종 규제가 부작용을 낳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 젊은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아갔다. 이에 젊은층의 피부에 와닿는 살기 편안한 주택이 많아져야 인구절벽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7일 KB부동산 리브온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8084만원, 출생아 수는 46만5000명 수준이었다. 그런데 2016년 5억9828만원으로 6억원대에 육박하자, 40만6000명대로 내려앉았다. 6억8000만원을 기록한 2017년에는 40만 명대가 무너지면서 35만7000명으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8억4000만원으로 급등하자 32만6000명까지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연간 출생아 수의 30만 명대 붕괴가 예상된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2000만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1분기 출생아 수는 7만4050명으로 역대 최저다. 이 추세라면 올해 출생아 수는 27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집을 장만하기 위해 찾는 3억~4억원대 중저가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지역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2단지’ 전용 68㎡는 지난해 5월에만 하더라도 4억7900만원(14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달에는 6억원(15층)에 거래되면서 1년 만에 1억 2100만원 올랐다.
도봉구 도봉동에 자리하고 있는 ‘한신아파트’ 전용 84㎡는 같은 기간 3억8500만원(10층)에서 4억9000만원(10층)으로 1억500만원 상승했다.
강북구 미아동의 ‘삼성래미안트리베라 2단지’ 전용 59㎡도 지난해 5월 5억1000만원(5층) 수준이었는데, 지난달에는 6억4000만원(9층)에 매매계약서를 쓰면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억3000만원 올랐다.
한 전문가는 “출산 문제는 일자리 격차, 사교육 등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면서 “임대 주택 공급 활성화, 금융 지원 등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은 아파트 가격을 잡으면서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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