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KPC회장의 ‘약자 위한 디지털뉴딜’은 문재인의 한국판 뉴딜 ‘실천과제’
[뉴스투데이=변혜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4차 산업혁명의 실질적인 대안이며, ‘디지털 기술’은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성장원이다.”
최근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과 함께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디지털 스몰 자이언츠’의 저자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KPC)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0 CEO 북클럽’의 연사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노 회장의 강연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한국판 디지털 뉴딜 추진 방안’이었다. 약자에 해당되는 경제주체가 역량을 강화할 때, ‘소득주도 성장’을 넘어선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취임 3주년을 앞두고 빅데이터 경제 활성화 등을 포함한 ‘한국판 디지털 뉴딜’을 새로운 일자리 정책의 핵심으로 제안한 바 있다. 노규성 회장이 이날 북클럽에서 강조한 디지털 뉴딜의 각론들은 문 대통령이 강조한 한국판 뉴딜의 실천과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노 회장,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설명으로 강연 시작
노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디지털 뉴딜’에 대한 설명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규모의 경제가 주요 패러다임이었다면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 흐름에 따라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혁신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디지털 뉴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이유를 “혁신기반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재도약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등 혁신 분야에 선진국들이 대규모 투자를 할때 한국은 뒤쳐진 바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패착을 반복하지 않는다면 저성장·사회문제 등을 동시에 해소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재난안전·고령화 문제 등을 대응할 때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의료·복지 서비스를 활성화시킨다면, 문제 해결의 효율성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신산업 발굴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왜 ‘뉴딜’ 정책이 필요한가. 노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가 심각하다”며,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율· 디지털화·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 투자 비중 등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중소기업 등 약한 경제주체들의 투자여력과 일자리창출여력을 확대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노 회장은 코로나19 위기로 전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염병 확대를 막기 위해 격일근무, 재택·유연근무제 등 ‘스마트 워크’가 유행했으며, 유통·금융 등 기존산업에서도 ‘언택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social overhead capital) 디지털화 △미래인재 양성 등 4가지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데이터 전주기에서의 인프라 강화, 금융·의료·교통·공공·산업·소상공인 등 6대 분야 데이터 수집·활용 확대, 산업혁신을 위한 5G 망 네트워크 고도화, AI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교육·의료 등의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 확산의 기반을 조성하고, 데이터·소프트웨어 등의 자료를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클라우드 정보시스템과 관련 사이버 안전망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어 스마트 관리체제 도입으로 전통적 SOC를 디지털화하고, 에듀테크 기반의 미래인재 육성 뿐 아니라 현 인력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 ‘약한고리’인 비수도권 지역 및 중소기업 맞춤형 디지털 뉴딜 방안 4가지 제시
노 회장은 한국사회와 산업구조에서 약한고리에 해당하는 수도권 이외 지역과 중소기업의 디지털 뉴딜 방안으로 △기업·산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 △기업 가치사슬의 디지털 전환과 확장적 리쇼어링 △지역별 데이터 융합단지 구축 △지역·중소기업 맞춤형 R&D 확대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기업과 산업이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이루려면 ‘지역 제조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초기에는 개별 기업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기업 맞춤형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한국에 도입된 솔루션들은 주로는 외사에서 제공하는 것”이라며, “지역에서도 솔루션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기업과 산업 내에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인적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다시 한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상당수”라며, “관련 인프라를 잘 갖추고 제반환경을 조성한다면 해외기업도 유치할 수 있는 좋은기회가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활용의 부가가치 창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역별 데이터 융합단지 구축’을 들었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중앙집중형이기 때문에 중앙·지방정부의 협력 하에 지자체별로 지역의 공공데이터 수집하는 센터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 회장은 “지역별로 통합 데이터를 만들고 개방한다면 스타트업·벤처 기업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지역과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맞춤형 R&D 기반 확대’를 강조했다. 노 회장은 “단순히 프로젝트 단위로 끝나는 단기성이 아닌 실제 중소기업의 생산성·매출 등 실질적 성과와 직결되는 과제를 발주하고 대학·연구기관 등이 수주할 수 있도록 매칭해주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는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키워드…‘데이터 축적·활용’, ‘디지털 리더십·역량강화’
노 회장은 코로나가 가속화시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지역 중소기업이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과 관련해 중소기업 93.6%가 대응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생산성이 낮은 것이다.
노 회장은 “생산성과 직결되는 요소에는 R&D도 있지만 실질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한 ‘디지털화’와 ‘디지털 인력’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에서 먼저 생각해야할 것은 데이터 축적이라며, ‘빅’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자사의 데이터를 외부 데이터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해서 어떤 인사이트(insight)를 도출해 낼 것인지, 어떤 새로운 시장이 있는지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봤다.
디지털 물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강력한 ‘디지털 리더십’도 요구된다. 노 회장은 “리더들이 자사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와 기술의 발전방향을 고민하고 학습해야 하며 이를 조직 내에 스며들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기술적 리더십’ 은 탑다운(Top-Down) 성향이 강했다면, 이제는 ‘영멘토링’으로 리더부터 디지털 역량을 배양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회사 구성원들 역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이를 다루는 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조직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 문화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애자일(agile) 단위의 데이터기반의 조직은 적은비용의 실패를 용인하는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 회장은 “결국 지역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어떻게 성과가 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고 이를 위한 맞춤형 디지털 기술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매주 목요일 조찬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는 KPC CEO 북클럽의 다음 주제는 ‘인공지능 비즈니스 트렌드’이다. 김진형 중앙대학교 교수와 유응준 NVIDIA 코리아 대표가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