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통한 보험사 앱 서비스, 포스트코로나 시대 해법될까
사후 보장에서 예방 서비스로…패러다임 변화 통해 신시장 개척 나서는 생보사들
[뉴스투데이=강지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불황 속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기 위한 보험사들의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 생보사들이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고 있다. 삼성생명은 앱을 통해 ‘걷기 운동’을 장려하고 있으며, 한화생명은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 앱 ‘헬로(HELLO)’를 출시했다. 사후 손실 보장이 주업무인 보험의 기능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부터 개인의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3법’이 시행됨에 따라, 고객 건강관리 서비스는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생보사들의 사전 건강관리 서비스가 보험사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고객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패러다임 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관리 서비스는 보험사가 채팅 및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고객의 건강관리에 나서는 것이다. 이전의 보험 서비스가 병이 난 이후의 보장에 집중했다면 건강관리서비스는 병을 예방하는데 중점이 맞춰진 셈이다.
우선 삼성생명은 ‘걷기 운동’ 앱을 통해, 걸음 수를 측정한 결과 연간 300만보 이상을 달성하면 3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화생명은 건강관리 서비스 앱인 ‘헬로(HELLO)’를 통해, 10년 간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 고객의 건강 수준을 나이로 환산한 생체 나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보험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건강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일 걸음수를 측정해, 운동·영양·스트레스·음주·흡연 정도를 입력하면 건강 위험도를 평가해준다.
■ ‘건강관리 서비스’ 통해, 손해율 낮추고 고객 신뢰 확보할 수 있어
생보사들이 앞다퉈 이 같은 서비스를 출시하는 이유는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고, 고객의 신뢰도 얻기 위함이다.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질병 발생 확률을 낮추면 보험사의 입장에선 손해율을 줄일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선 개인의 건강을 높이고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손해율은 각각 130.3%·119.4%·126.4%를 기록했으며 모두 100%를 넘겼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로, 100%를 넘으면 보험영업에서 손해를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고객이 건강관리를 하면 그만큼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화생명의 ‘헬로’ 서비스는 비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비고객에게 회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측도 “건강관리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건강을 관리하고, 보험사는 계약자의 건강을 지키면서 질병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 오는 8월부터 ‘데이터 3법’ 시행…시장 더욱 확대될 듯
생보사들의 이 같은 ‘개인 건강관리 서비스’는 당분간 확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8월부터 ‘데이터 3법’이 시행됨에 따라, 개인의 가명정보를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명정보는 추가 정보의 사용이나 결합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한 정보다. 따라서 개인의 익명성을 지킬 수 있으면서 동시에 데이터로서의 활용성도 높다.
실제로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선 이미 데이터 3법이 굉장한 화제이기 때문에, 각 보험사들이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새로운 상품을 기획할 때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보험연구원은 지난 3월 ‘데이터3법 개정이 보험회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신규 보험상품 개발은 물론 관련 학술연구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험사들이 가명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새로운 건강관리 상품을 기획하는데 용이하다. 이는 기존에 제공됐던 건강관리 서비스가 계약자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보여줘야만 서비스가 가능했다면, 이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보험사 측에서 먼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사후 손실보전에 집중됐던 보험 상품이 이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사전 예방에 중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에 따라 헬스 케어 분야는 보험사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험사는 건강관리 서비스라는 패러다임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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