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의문 보낸지 하루만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남북관계 개선 여지 ‘차단’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청와대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북한이 오늘 오후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수의 예상을 깨고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에 조의문을 보내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기대가 잠시 있었지만, 북한이 바로 다음 날 발사체를 쏘면서 이런 기대가 무색해진 것이다.
합참 발표에 앞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고(故)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고 대변인은 “오늘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면서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발사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사실 북측이 최근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조의를 표할 것으로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기에 발사체 사격 전까지는 조의문이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조의문 전달을 계기로 남북 정상 간 신뢰가 이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의 문이 다시 열릴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남측이 조문에 이런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을 바로잡겠다는 듯이 청와대가 조의문 전달 소식을 발표한 지 3시간여 만에 발사체를 발사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의문을 보낸 게 다른 의미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게 됐다"며 "조의문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무엇을 한다든가 그런 여지를 없앴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2월 한미연합훈련을 결정하는 한미 안보협의회(SCM)가 내달 열리는데 이를 앞두고 연합훈련을 계속하면 우리도 계속 발사하겠다는 압박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미연합훈련과 최신 무기 도입 등 북한 체제에 대한 위협이 계속되는 한 북한도 국방력 강화를 위한 재래식 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체 사격과 최근 북측의 금강산 실무회담 거부 등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먼저 조의를 표한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상대국 지도자에 대한 예우를 갖춘 것뿐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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