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노벨평화상 후보자 추천기한 앞두고 북미 빅딜설 모락모락
[뉴스투데이=이태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애착을 노골화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에 대한 그의 애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연임을 노리는 트럼프가 내년 대통령선거를 겨냥해 모든 정치시계를 노벨평화상 일정에 맞추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2월 북미정상회담 빅딜설→내년초 노벨평화상 후보자 발표→내년 10월 노벨평화상 수상→내년 11월 대선 승리의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탄핵 이슈만큼 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 이슈가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정가뿐 아니라 세계경제에 미칠 파괴력 때문이다. 미국대통령이 갖는 절대적 권한으로 트럼프는 수년간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워 보호주의 정책을 강행하면서 유럽 등 전통적 우방국들과 날을 세운데 이어 중국과는 관세폭탄을 이용해 무역분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내년 대선에서 더 많은 표를 얻어 재선에 성공하려는 그의 전략적 노림수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 트럼프의 재선 여부는 불투명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주요 후보들에 밀리고 있다. 민주당 유력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일으킨 것도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탄핵 추진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키를 쥐고 있는 상원이 공화당에 장악된 상황에서 실현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실현가능성과는 별개로 정치적 득실계산에서도 탄핵 추진은 역으로 공화당 유권자 표를 뭉치게 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재선을 위해서는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막강환 화력(관세폭탄)에도 중국이 끈질지게 버티면서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하자 트럼프의 시선은 북한카드 쪽으로 확실하게 돌려지고 있다는 인상이다.
대북협상에서 강경론자로 꼽히던 존 볼턴을 국가안보보좌관에서 해임하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대통령 특사를 후임으로 임명한 것도 대북카드를 보다 확실하게 내년 대선카드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도 트럼프는 그 의미를 애써 무시하며 “괜찮다”를 연발하고 있다. 그의 이런 기행적 발언은 노벨평화상 수상과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는다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어떻게든 북한카드를 이용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려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김정은이 아무리 도발해도 그를 끌어안고 갈 수 밖에 없다는 계산이 선 듯 하다.
노벨평화상은 매년 10월에 수상자를 발표한다. 올해는 다음달 11일에 발표한다. 후보자 추천은 매년 2월이 기한이다.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되기 위해서는 뭔가 큰 건이 필요하고 그래서 나오는 것이 12월 북미정상회담 빅딜설이다. 북미평화협상을 지렛대로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되고 대선 직전인 내년 10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면 11월 대선에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게 트럼프식 계산이다.
트럼프가 23일 “노벨위원회의 시상은 공평하지 않다. 공평했다면 나는 벌써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그의 노벨상 애착이 점점 집착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