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人] ‘개똥이’ 송삼동 “독립영화는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
[뉴스투데이=박수연 기자] “저는 기어서 가더라도 앞으로 계속 갈거에요. 절대 뒤로는 가지 않을거에요.”
정말 꾸준히 성실하게 연기를 해온 배우가 있다. ‘독립영화계의 송강호’라 불리는 배우 송삼동이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 ‘개똥이’에서 개똥이를 연기한 모습이 어둡고 조용했다면 실제 만나본 그는 유쾌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연기는 진짜였다. 거짓이 없었다. 그는 연기의 모든 것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많은 영화감독들이 그를 원하고 관객들이 그의 영화를 찾은 것이 아닐까.
-성장 배경이 궁금합니다.
“어린시절은 기억이 잘 안 나고요 학창시절에는 고만고만했어요. 공부를 잘하는 것 도 아니고 못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부보다 놀기를 많이 했죠. 그러다가 고등학교 삼학년 때 정말 열심히 했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했죠. 하지만 1년 가지고는 안 되더라고요. 재수를 해서 환경공학과에 들어갔어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대학교 1학년때 학사경고를 받았어요. 그래서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갔죠. 군대를 다녀와서 아르바이트도 하며 정신 차리고 잘 했어요. 장학금은 못 받았지만 학점도 많이 오르면서 공부에 재미를 느꼈죠. 그러다가 뜬금없이. 정말 뜬금없이 ‘나는 연기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가 ‘불효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시작하고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우선 처음에 연기학원을 3개월을 등록을 했어요. 뭐 거의 사기 당했구나 싶었던 학원이었죠. 그러다가 또 오토바이 사고도 났어요. 그래서 또 두 달 입원해 있었죠. 그리고 나선 뭐 아동극부터 시작해서 독립영화까지 다양하게 활동을 했어요. 원래는 연극을 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연극을 많이 하다가 연극이 없을 때는 독립영화를 하기도 했죠. 그런데 두 가지를 같이하기가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한쪽을 파야겠다 싶어서 독립영화를 엄청 많이 찍었죠. 그러다 작년에 상업영화도 찍고 하며 여기까지 왔어요. 별거 없어요.(웃음) ”
-개똥이라는 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 하자면 무엇인가요.
“가족이란 알을 깨고 둥지를 떠나 날아가려 날개를 펼친 영화. 잘 날았을지 떨어졌을지는 모르죠. 관객들이 그 친구가 잘 날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줬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볼 사람들에게 사전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극중에서 개똥이가 말이 없어요. 그래서 자칫 지루할 수도 있어요. 최대한 집중해서 봐주시길 부탁드릴게요. 이 친구가 ‘말을 안 하는 대신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보시면 재밌을 수 있을거에요. 쉽진 않죠.”
-지금까지 연기를 해오면서 실제 본인과 닮은 캐릭터가 있었나요.
“다 비슷해요. 저는 연기가 저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을 해요. 개똥이의 그런 말 없는 부분, 극단적으로 가는 부분도 제 안에 있는 모습이고, 낮술에서의 그 찌질한 모습도 저의 일부분이죠. 모든 역할에 제 모습이 담겨져 있어요. 자기안의 것을 얼마나 잘 꺼내어 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본인과 정 반대의 캐릭터는.
“아무래도 밝은 것을 많이 안 해봐서 그런지 가벼운 역할은 안 맞다는 것 보다는 어색해요. 솔직히 저와 그렇게 정 반대인 캐릭터는 없었어요. 모든 것은 저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에 제 자신이 다 담겨있죠.”
-배우로써가장 욕심나는 영화 속 인물은 누구인가요.
다 욕심나는데요. 많은 배우들이 그러하시듯이 히스레저가 연기한 다크나이트의 조커. 고인이 되셨기 때문에 넘을 순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해보고 싶어요.
-같이 해보고 싶은 감독님이 계신다면
“너무 많아요. 국내 감독님들은 다 좋아하고요. 외국감독님 중에는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이랑 오기가미나오코 감독님이요. 오기가미나오코 감독님은 ‘카모메 식당’, ‘안경’,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등 잔잔한 작품을 하셨고, 놀란 감독님은 유명한 ‘다크나이트’ 시리즈, ‘인셉션’ 등 화려한 작품이 많으시죠. 두 분 스타일이 완전 정 반대잖아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 계속해서 뭔가를 던져주는 것. 두 가지 스타일 다 너무 좋아해요. 그리고 최근에 ‘블루발렌타인’을 찍은 데릭 시엔프렌스감독의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라는 영화를 봤어요. 라이언고슬링과 계속 같이하는데 너무 재밌더라구요.”
-배우로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나요.
“말그대로 순간이잖아요.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다 행복하진 않아요. 하지만 정말 순간, 순간들이 모여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배우생활의 가장 큰 위기는 언제였나요.
“초반에 부모님과 많이 부딪히다 보니 많이 죄송스러웠어요. 크고 작은 위기들은 자주 있죠. 지금은 위기보다는 걱정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하고있는 영화를 독립영화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것을 나누는 것이 애매한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시는 독립영화란.
“독립영화는 상업성에서 자유롭지요. 하지만 그나마 상업성이 배제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죠.”
-송삼동 씨가 느끼시는 독립영화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죠. 그만큼 정말 모든 영화들이 1부터 100까지가 다 달라요. 상업성이 배제되다 보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포장하지 않고 순수하게 영화로 표현해 내는거죠.”
-독립영화 속 송삼동 씨의 매력은?
“없어요(웃음). 저는 그냥 좋은 사람입니다.”
-직접 보고 느낀 한국의 독립영화계는 어떤가요.
“열악해요. 밤새도록 찍고 그래도 다 못 찍고.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촬영 전 준비기간도 굉장히 오래 걸리고 말 그대로 열악한 것 같아요. 보수 면에서도 그렇죠. 그래도 배우들은 기본적인 차비나 밥값은 나오는데 그런 것도 못 받는 스탭들이 많거든요. 독립영화인들이 가난하니까 그런 것들을 나라에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영화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란.
“살아볼만 한 삶인 것 같아요. 아니다 싶음 떠날 것인데 지금은 살 만하니까. 다작을 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사람들은 누군가 성공을 하면 한방이라고들 하는데, 이게 남들이 보기에 한방이지 사실은 백방 중에 한방인 거에요. 저는 기어서 가더라도 앞으로 계속 갈거에요. 절대 뒤로는 가지 않을거에요.”
-배우 송삼동 씨의 꿈은 무엇인가요.
“좋은 배우도 좋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메신저 이름을 ‘사람’으로 해놓기도 했었어요. 연기를 잘한다고 좋은 배우라는 생각을 하진 않아요. 좋은 사람이 결국 좋은 배우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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