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2.27 05:00 ㅣ 수정 : 2025.02.27 05:00
주력 타이어코드 성장하지만 고금리 등 경영환경 악화로 실적 '빨간불' 아라미드· 2차전지 재활용·자동차 소재 부품 등 '미래 먹거리' 발굴해 육성 코오롱글로텍 차량 소재 사업 합병해 글로벌 車 부품시장 경쟁력 강화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허성(사진·64) 대표가 이끄는 화학업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최근 2년 새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가 탄탄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해상운임 증가와 고(高)금리 등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의 안정성과 내구성·주행성을 보강하기 위해 타이어 속에 넣는 특수자재다. 이 자재는 주로 PET(일반 승용차용 래디얼 타이어), 나일론(비포장 도로용 타이어), 레이온(고속주행용 타이어) 등을 소재로 사용한다.
이에 따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 백억원 대 적자를 내는 비주력 사업인 필름 부문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아라미드(합성섬유의 일종)에 이어 △2차전지 재활용 △자동차 소재·부품을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여기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사내이사에 올라있는 이규호 ㈜코오롱 전략 부문 대표이사가 추진하는 미래 신사업 중심의 과감한 사업재편 경영 기조가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호 대표는 코오롱그룹 오너 4세다. 그는 친환경 자동차 소재·부품, 배터리 소재, 우주항공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 회장 경영 전략을 기반으로 올해 새로운 대표로 합류한 허성 사장을 앞세워 신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 기반’ 마련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본격 나선다.
[사진 = 코오롱그룹 블로그]
■ 코오롱글로텍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 흡수…시너지 극대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8일 공시를 통해 자동차 소재업체 코오롱글로텍과의 합병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회사 코오롱글로텍 사업 부문 가운데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부를 분할해 이를 품에 안았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26일 예정된 제1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사업목적에 '자동차 부품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방안을 추진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코오롱글로텍은 자동차 소재·생활 소재·최첨단 신소재 등을 공급해 왔다. 특히 이 업체는 국내 최대 카시트용 패브릭의 제작과 가공시설을 갖추고 원단을 개발·생산해 왔다.
코오롱글로텍 자동차소재 부문 매출은 △2021년 4537억원 △2022년 5648억원 △2023년 6542억원으로 해마다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2024년 코오롱글로텍 전체 매출 9586억원 가운데 68%에 이르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코오롱글로텍은 자동차 생산량과 소비량이 많은 중국과 미국에 생산과 유통망을 갖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며 "코오롱글로텍의 글로벌 공급망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사업이 만나 일궈내는 시너지를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이를 보여주듯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합병을 통해 'AMS(Advanced Mobility Solution:어드밴스드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본부를 새롭게 구축하고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 △카시트 모듈 △에어백 △수소차 부품 등 모빌리티(이동수단) 솔루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회사의 화학 소재 기술력과 제조역량, 코오롱글로텍의 해외 판매망을 결합해 글로벌 고객사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국, 중국, 인도,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고객사를 늘려 세계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사진 = Freepik]
■ 전기차 보급과 함께 급성장하는 '2차전지 재활용' 시장 선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위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023년 4월 국내 2차전지 리사이클링 스타트업 ‘알디솔루션’과 약 45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생산 고도화 노하우와 알디솔루션의 폐배터리 처리 원천 기술을 접목해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이 기대되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충남 천안 코오롱글로텍 부지 내 연간 1000톤 처리 규모의 폐배터리 재활용 설비 구축을 끝내는 준공식을 열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렸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재활용 설비 1공장 성과를 토대로 제2공장을 구축해 연간 2만 톤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 미래 신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 코오롱인더스트리 홍보영상]
■ "신사업 중점 추진해 글로벌 수준 '운영 효율화' 일궈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새롭게 낙점한 미래 성장 동력을 핵심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회사의 간판 사업인 아라미드가 올해 회복기를 맞아 수익성 극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라미드 글로벌 업황이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중국 경쟁업체의 증설로 제품 공급과잉이 빚어진 데다 미국이 인프라 투자를 미뤄 아라미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 미국의 BEAD법(광대역 인터넷 인프라 구축 지원법)과 중국의 300개 도시 5G(5세대 이동통신)-A 통신망 투자로 지난해와 비교해 가동률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EAD법은 미국이 2030년까지 425억달러(약 61조원)를 투입해 농어촌 지역에 초고속 광대역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코오롱글로텍과의 합병 시너지와 함께 포트폴리오 조정, 비핵심 사업 정리 등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인프라 및 5G 통신망 투자 확대, 조선업 호황, 고환율 효과 등 외부 환경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하반기 수요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으로 가동률과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같은 올해 중점 추진 목표를 기반으로 글로벌 수준의 OE (Operation Excellence: 운영의 효율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OE는 원료 조달부터 생산, 출고까지 모든 단계에서 최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이는 허성 대표가 현장경영과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키워드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수준의 OE를 달성하기 위해 운영 혁신을 일궈내는 TF(태스크포스)팀을 출범하고 지난 1월 현장 경영에서 석유수지, 타이어코드, 아라미드 등 주력사업을 담당하는 각 공장의 OE 개선 상황을 점검했다"며 "OE 개선을 통한 성공사례는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대해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