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동래구 '양푼' 백운철 대표, “나를 보며 다른 이들도 같이 봉사활동을 시작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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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투데이=명경민 기자] 한국인의 ‘소울 푸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여러 가지 음식이 떠오르겠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음식 중에는 ‘김치’가 있을 것은 당연하다. 그런 김치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한데, 훌륭한 밥반찬에서 얼큰한 국물까지 다양한 형태로 항상 우리의 밥상을 책임져왔다. 김치를 담는 ‘김장’은 매년 겨울 연례행사가 됐을 정도다.
그 가운데 뚝심 있게 ‘국산’ 김치와 돼지고기, 쌀로만 장사를 이어온 가게가 있다. 부산 안락동 김치찌개 맛집으로 알려진 ‘양푼’이다. 부산 4호선 충렬사역 4번 출구에서 나와 서원시장 쪽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양푼의 새하얀 간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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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동에서 11년간 장사를 해온 양푼의 백운철 대표의 취미는 남다르다. 그는 부산에 정착한 이래로 2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판·도배 등 집수리와 영정사진 촬영, 농촌 일손 돕기와 금정산 쓰레기 줍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이바지 해오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백운철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백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봉사를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지인을 따라서 우연히 개금동에 있는 지체장애인 복지시설을 봤는데, 거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죠.
제가 1987년 1월에 부산에 정착하고 직장에서 10년 동안 일하다가 현대 백화점에서 또 10년을 일했는데, 그때 봉사단체를 만들었어요. 2004년이었네요. 당시 점장님이 배려해주셔서 봉사단체를 만들었는데, 그때는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들어온 사람들만 많고, 진심으로 봉사하는 분들이 없어서 공간도 협소하고 봉사활동 하는 데 힘이 들었죠.
Q. 식당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어차피 제 직장이 오래 몸담을 직장은 아니어서 그만두기 2년 전부터 준비했어요. 마땅한 기술도 없고 ‘뭐 먹고 살아야지’하는 고민이 많았죠. 그러다 서울 출장 중에 우연히 잠실운동장 옆에 ‘신천시장’의 먹자골목을 갔는데, 거기가 김치찌개 집이 정말 많은 거예요.
그렇게 ‘나도 김치찌개를 배워서 부산에 가게를 차려볼까’하는 생각으로 맛집을 돌아다니면서 연구를 했어요. 맛집에서 무보수로 한 달을 일하면서 배우다가 저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가게를 시작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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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게맛의 비결이나 추천 메뉴가 있다면?
맛과 초심을 지키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에요. 늘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죠.
소개하고 싶은 메뉴로는 ‘생갈비 김치찜’이랑 ‘고추 만두’가 있어요. 먼저 생갈비 김치찜은 2018년 6월에 개발한 메뉴인데, 메뉴가 김치찌개만 있으니 한 달 동안 연구해서 만들었어요. 지나가는 젊은 분들에게 시험을 봐서 합격점을 받고, 그다음 날부터 팔았더니 너무 잘 팔렸던 우리 가게 인기 메뉴죠. 양념 비율도 열심히 연구하고 조절해서 맛있어요.
‘고추 만두’는 서울이랑 부산에서 직접 먹어보고 팔기로 한 메뉴에요. 부산에서는 반여동 농산물시장에서만 파는 걸 가져왔더니 손님들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청양고추가 약간 들어가서 매운맛이 딱 좋아요. 저는 항상 이렇게 맛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죠.
Q. 가게나 봉사활동을 하시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A.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특히 유치원생이나 저학년 어린이들이 맛있다고 하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저희가 봉사하는 걸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어깨를 토닥여 주시면 더 힘이나요.지금은 동래구의 장애인 복지관이랑 연계해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데, ‘집밥보다 맛있다’하는 칭찬을 들으면 저와 회원님들 모두 보람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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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봉사활동을 하셨고,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A. 도배·장판 같은 집수리나 연탄·김치·간식 나눔이나 어르신들 영정사진 촬영 봉사. 농촌이랑은 ‘일사일촌(하나의 기업과 농촌 마을이 결연 맺고 교류하는 것)’을 맺어 김해 한림면 장재마을 단감·딸기·수박 농가의 일손을 보탰고, 6월에는 감자 수확을 도왔어요. 여름철 송정해수욕장·누리마루·오륙도에서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했고, 금정산에서도 쓰레기를 주웠죠. 지금은 깨끗해졌으니 좋아요.
봉사의 대상을 선정할 때는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나 본인에게 직접 추천받고, 제가 직접 꼼꼼하게 확인을 해요. 직접 가서 정말 봉사가 필요한지와 무엇이 필요할지를 꼼꼼히 체크하는 거죠. 아무래도 돈이 나가다 보니까,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Q. 봉사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사람들이죠.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저를 도와주는 우리 13명의 회원과 가족들, 그리고 가게 직원들이에요. 너무 고마워서 아침마다 모두의 이름을 외치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기분이 상쾌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받아요. 가게를 운영하는 게 힘들어서 처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회원분들 덕분에 한 달에 1~2번은 꼭 봉사활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신가요?
A. ‘건강’이요. 지금처럼 꾸준히 봉사하려면 역시 건강한 게 최고죠. 거창한 포부라고 할 것도 없고, 하고 싶은 봉사 프로젝트가 있으면 안건 올려서 바로 집행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꾸준하게 유지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해주세요.
A. 제가 봉사하는 걸 보고 다른 자영업자들도 따라서 같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봉사했다고 현수막까지 걸어 놓는 데도 관심이 없어요.
남들은 제가 봉사하는 것을 보며 복을 받겠다거나 천국 가겠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걸 바라고 하는 게 아니예요. 그저 다른 사람들도 저를 보면서 제가 받은 긍정적 영향을 받고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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