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대신 협업 택한 인터넷·지방은행...‘공동대출’ 뛰어든다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1.24 08:21 ㅣ 수정 : 2025.01.24 09:50

인뱅 플랫폼-지방銀 자금·관리력 결합
고객·여신 확대로 확장성 한계 돌파구
당국도 정책 지원...“경쟁력 강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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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이뱅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이 장악 중인 금융시장 구도상 확장성에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 사업 모델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 역시 정책 지원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인터넷·지방은행의 협업 관계는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BNK부산은행과 함께 올 하반기 중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3일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전략적 마케팅 제휴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해 8월 광주은행과 공동대출 상품인 ‘함께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상품은 출시 100일 만에 누적 취급액이 32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도 금융당국에 공동대출 출시를 위한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대출은 말 그대로 고객이 신청한 대출의 심사와 실행 과정을 두 개의 은행이 함께 수행하는 구조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플랫폼 경쟁력, 지방은행의 영업·자본 인프라가 결합되는 게 특징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접근성·편의성이 제고되고,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과 여신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정교한 신용평가모형(CSS)이 활약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금융·비(非)금융 데이터에 기반한 상환 능력 평가로 여신 건전성과 금리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긴 업력을 가지고 있는 지방은행의 노하우로 안정적 사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공동대출의 강점 중 하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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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이 경쟁 대신 협업을 택한 건 확장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형 시중은행으로 기울어진 은행권 과점 체제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대출금은 총 1673조3062억원으로 부산·경남·대구(현 iM뱅크)·광주·전북은행(201조911억원)의 약 8.3배, 케이·카카오·토스뱅크(73조7791억원)의 약 23배 규모다. 총자산은 5대 시중은행이 5개 지방은행의 약 9.7배, 3개 인터넷전문은행의 약 24.7배 더 많다. 

 

공동대출은 그동안 국내 금융시장에서 이뤄지지 않았던 사업 모델인 만큼 ‘금융 혁신’을 촉진시킬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역 금융기관과 인터넷전문은행간 협업 모델 구축 유도’를 올해 업무 계획에 포함했다. 은행권에 제2, 제3의 ‘공동’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상대적으로 모객이나 플랫폼 쪽에 경쟁력이 있고, 지방은행은 대출 사후 관리와 리스크 관리에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잘 합쳐진다면 고객에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커버하지 못한 차주들을 끌어 모을 수 있고, 다양한 고객이 모여야 플랫폼 파워도 높아진다는 점도 협업의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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