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작년 순익 두 자릿수 ‘쑥’...비은행 합류로 성장 탄력 더하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1.25 07:08 ㅣ 수정 : 2025.01.25 07:08

작년 순이익 컨센서스 전년比 22% 증가
은행 고군분투에도 실적 성장 한계 우려
증권 이어 보험 M&A로 사업 확대 추진
당국 ‘검사 결과·승인 여부’ 예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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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20%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실상 은행이 떠받치고 있는 현재의 이익 구조를 증권·보험 등 비(非)은행으로 분산해 성장 탄력성 제고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인수합병(M&A) 심사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약 4010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2조659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는데, 이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약 3조60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2조5167억원) 대비 21.6%(5434억원) 증가한 규모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핵심 수익원인 대출 자산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우리금융의 대출 성장률 추정치를 6.8%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5.8%) 대비 1.0%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금융의 총영업수익은 전년(9조8370억원) 대비 6.09%(5990억원) 증가한 10조436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를 비롯한 4대 금융그룹 주 4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 실적은 은행 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까지 합산해 산출하는데,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사업 범위가 좁기 때문이다. 사실상 은행 자회사가 고군분투해 그룹 전체 실적을 지탱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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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사 / 그래프=뉴스투데이]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244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의 94.9%를 차지한다. 같은 기준 경쟁사인 KB금융 순이익 중 KB국민은행 비중이 56.3%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두드러진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중 은행 자회사가 차지한 비중은 각각 70.8%, 82.3%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은 은행 중심의 성장 전략에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본격적인 비은행 강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유하지 않은 증권·보험사 M&A로 사업·이익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으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5억원으로 그룹 실적 기여도가 미미한 상태다. 

 

우리금융이 기대를 걸고 있는 건 보험 자회사 확보다. 최근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동양생명보험·ABL생명보험에 대한 자회사 편입 심사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2657억원, 675억원이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까지 품으면 은행·증권·보험·카드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의 모습을 갖추는 동시에 실적 성장 기반도 갖추게 된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금융감독원 심사와 금융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금융당국은 사업 계획과 건전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대 변수는 다음 달 초 예정돼 있는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 결과 발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한 검사 결과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검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부여한다. 현재 우리금융은 2등급인데, 한 단계라도 강등될 경우 자회사 편입 등 신사업 진출에 제한이 따른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M&A가 좌초될 가능성도 남아있는 셈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우리금융 정기검사 결과 발표를 연기하면서 “원칙대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동양·ABL생명을 더하면 은행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험업의 높은 활용도와 기존 자회사와의 시너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룹 이익 기여의 겨우 당장은 보유 지분에 따라 발생할 텐데, 중장기적으로 100% 자회사가 되고 그 사이 보험 자회사의 성장도 이뤄지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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