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포트] 강경성 코트라 사장의 '융합형 리더십', '민첩한 글로벌 파수꾼' 이끈다
산자부 차관 출신 강경성 코트라 사장, 융합형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현장경영 행보 주목
인구 21억 명인 글로벌 생산기지 아세안·인도 성장가능성 강조하고 '신규 수요 발굴' 독려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강경성(60) 사장은 '융합형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이공계 지식 그리고 경제 및 경영학적 지식과 경험을 겸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산업이 문명 격변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 적합한 덕목이다.
코트라는 국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그 기관의 장이 글로벌 시장의 기술격변에 대한 본질적 통찰력을 갖추고 있어야 효과적인 정책수립과 집행이 가능해 진다.
강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식에서 코트라의 핵심 역할을 '민첩한 글로벌 파수꾼'으로 규정했다. 기술격변의 시대에 '민첩한 글로벌 파수꾼'의 수장에게는 '융합형 리더십'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복잡한 기술에 대한 이해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읽어내는 경영학적 역량이 그것이다.
■ 융합형 리더십=전반기 공학, 후반기 경제및 경영학 공부...기술고시 출신이면서 경제수석실 근무/'역경 극복지수'도 높아
강 사장의 '융합형 리더십'은 학력과 경력을 통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우선 1965년 경북 문경 출생으로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와 울산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력의 전반기는 공학, 후반기는 경제 및 경영학이다.
첫 직장인 한국수력원자력에 근무하다 제29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관리과장, 원전산업정책과장, 석유산업과장, 원전산업정책관, 무역투자실장 등을 거쳐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역임했다. 기술고시 출신이면서 경제수석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역임한 것도 융합형 리더십을 형성하는 요소이다.
2023년 5월 산업부 제2차관에 이어 지난해 1월부터 산업부 제1차관을 지냈으며 같은 해 11월 코트라 사장으로 취임했다.
소위 586세대인데, 수도전기공고를 나와 연세대 경제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서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점을 볼 때 '역경극복 지수'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 경영 비전=한국을 5대 수출 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길라잡이' 역할... 수출 주체, 품목, 시장 등 발굴
강 사장은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서초구 코트라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세계 5대 수출 강국, 투자 대국, 글로벌 통상 중추 국가를 향한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 수출의 유능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5대 수출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출의 주체와 품목, 시장 등을 발굴해야 한다고 봤다.
강 사장은 "시장조사, 바이어발굴, 애로 해소 등 수출의 모든 과정을 연속성 있게 지원해야 한다"며 "원전, 방산, 서비스 등 전략산업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첩한 글로벌 파수꾼'으로서 위기 및 기회를 신속히 포착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야 한다"며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 및 개도국)의 부상과 주요 국가의 첨단산업 육성 등 지역별 기회가 우리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도로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우리 기업 지원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으로 첨단기술을 제시했다. 강 사장은 "기업 지원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원 사업의 디지털화,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해외 무역관 네트워크의 협업수요에 대응해 시너지를 창출하자"고 당부했다.
■ 현장 경영 행보=이랑텍 방문, 세계 3위 경제대국 부상하는 인도 수출 지원 강화 겨냥
'현장 경영'도 주목되는 행보이다. 강 사장은 지난 달 13일 수출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5G 통신장비 부품을 인도로 수출하고 있는 경기도 동탄 소재 이랑텍을 방문했다.
2017년 설립된 이랑텍은 기지국 핵심부품인 상호간섭제거 필터와 5G RF(Radio Frequency) 필터를 개발해 국산화한 기업이다. 2022년에 코트라 지사화 사업에 참가하면서 인도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는 현지 기업과 합작회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 경제는 매우 빠르게 성장 중이다. 향후 5년 내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을 제치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의 협력은 제조업 투자에서 반도체, 인공지능, 우주항공, 제약 등 신흥 첨단기술로 확대 중이다.
강 사장은 "글로벌 사우스의 주요 국가인 인도시장 수출현장 점검을 위해 이랑텍을 방문하게 됐다"며 "새로운 기회 요인이 우리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현장 의견을 반영해 코트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비상 계엄 사태 속에서 보여준 '단호한 리더십'= 베트남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에서 '본연의 임무' 수행 당부
강 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달 16일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사태 이후 국내 정치혼란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트라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단호한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강 사장은 당시 현지에서 비상 계엄 사태와 관련한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상황을 고려해 코트라 전 임직원들에게 비상한 각오로 수출, 투자유치, 공급망 안정화 등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강 사장은 "첫째, 해외 무역관 전 직원들은 비상한 각오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 둘째, 최근의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기반이 튼튼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주재국 경제인 등에게 잘 설명할 것, 셋째, 우리 기업의 수출과 해외진출, 투자유치, 공급망 안정화 및 통상 대응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달 17일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무역 투자 확대 전략 회의'에 참석해 인구 21억명의 거대 시장인 아세안·인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 기업을 위한 신규 수요 발굴을 독려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10일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인구 21억 명의 거대 시장인 아세안·인도는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소비·생산 거점이다. 국가별로 시장 특성이 상이하고 경제 발전의 편차가 크지만, 기존 서방시장과 대조되는 젊은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 풍부한 핵심 광물 자원의 삼박자를 갖춰 잠재력이 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들은 미·중 공급망 재편의 대안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 동·서남아의 신흥 제조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 사장은 무역관장들에게 "판이 흔들릴 때 항상 기회가 생긴다. 아세안·인도시장 변화에 대한 현지 모니터링을 강화해, 우리 기업을 위한 신규 수요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