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삼성전자 '반도체 열단속 작전' 어디까지 왔나
정용기 사장, '반도체 산업 폐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지원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한 폐열 재활용, 시범사업 거쳐 내년 초 본격 진행
'스즈메의 열단속 with 삼성전자' , 일반 국민과의 ESG경영 소통 확대 효과 커
'반도체 산업 폐열 활용'이라는 혁신적 아이디어, 한난이라는 공기업의 설립 목적과 직결돼 있어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정용기, 한난)가 세계 최초로 반도체 산업 폐열을 활용한 지역난방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난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3월 12일 삼성전자와 '반도체·집단에너지 산업 간 에너지 수급 효율화 및 저탄소화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집단에너지로 회수한 후 난방과 급탕, 공정 열로 재활용함으로써 저탄소 에너지 수급 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난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난방연료 비중을 상당히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재생에너지중에서 풍력, 조력, 태양광 등은 유럽연합(EU)이 비교우위에 있다. 자연조건이 그렇다. 반면에 반도체 산업 폐열 재활용이 전략은 한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이다. 삼성전자라는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난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산업 폐열 활용 협력은 강점을 극대화하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평가된다.
한난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와 미활용 열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집단에너지 미래사업 추진전략을 수립해 연료전지 확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체 열 생산량 13%를 신재생에너지와 미활용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한난 관계자는 13일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지난 3월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반도체 산업 폐열'은 아직까지는 시범 운영 단계로 내년 초에 본격적으로 진행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도체 산업 폐열' 프로젝트 아이디어는 정용기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고 설명했다. 실무부서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최고경영자(CEO)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폐열 활용 및 다른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친환경연료 비중 2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난은 이 협약과 관련 지난 10월 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다녀왔어'를 패러디한 '스즈메의 열단속 with 삼성전자' 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친환경 경영 전략을 두고 일반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영상에서는 버려지는 폐열을 막기 위한 스즈메의 여정이 소개되고 있다. 반도체가 만들어진 뒤 남은 쓸쓸한 장소에 '뒷문'이 열린다는 상황을 가정하며 고온의 폐수가 버려지게 된다고 말한다. 이 상황에서 여주인공인 '스즈메'는 문이 열린 집들의 '문을 잠가!'라는 지령을 받게 되고 스즈메는 문을 잠그기 위해 출발한다.
짧은 애니메이션 패러디 영상이지만 한난이 얼마나 버려지는 반도체 폐열을 막기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지 잘 소개해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종합적으로 볼 때, 정용기 사장의 ESG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발간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우리 공사는 1985년 '에너지 절약과 국민생활 편익증진 및 공공복리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면서 "설립 목적에 따라 공사는 그간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은 물론 국민안전,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이는 ESG경영과도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반도체 폐열 활용'이라는 실무부서의 아이디어가 한난이라는 공기업의 설립목적과 직결돼 있다고 판단,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난은 지난 10월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4년 ESG 평가'에서 공기업 최초로 3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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