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최신작 '메이플스토리' 게임 생태계 확 바꾼 비결은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넥슨이 최근 업그레이드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선보여 단순한 게임에서 벗어나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창작하고 공유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20여 년간 넥슨의 대표적인 IP(지식재산권)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게임 산업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인기 게임에만 안주하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넥슨은 지난 12월 6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일산 종합전시장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메이플 콘(MAPLE CON) 2024’에서 게임 사업의 최근 추세를 반영한 업그레드 버전을 내놨다. 메이플 콘은 메이플스토리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M', '메이플스토리 월드', '헬로메이플'이 모두 모이는 대규모 축제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완하고 게임을 현실로 확장하는 이른바 확장현실(MR) 기법을 활용해 추운 날씨에도 3일간 관람객 1만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 메이플스토리, PC·모바일 양대 플랫폼에서 존재감 과시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는 PC는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서 모두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24년 3분기 기준 PC 게임 매출 순위에서 'EA스포츠 FC 온라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메이플스토리가 여전히 넥슨의 대표 타이틀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는 넥슨이 메이플 콘 2024를 통해 캐릭터 육성 난이도를 낮추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고 매출을 늘리려는 경영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메이플스토리는 여전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메이플스토리M은 4위를 기록해 EA스포츠 FC 온라인과 '블루 아카이브' 등 다른 넥슨 모바일 타이틀에 이어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 ‘메이플 콘 2024’에서 현실로 구현된 ‘루디브리엄’
메이플 콘 2024는 메이플스토리 세계관 속 장난감 왕국 ‘루디브리엄’을 현실 공간으로 재현한 테마 광장외에 △전시 △체험 부스 △공연 무대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푸드 스퀘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이번 행사는 기존의 게임 업데이트나 단순한 팬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IP 자체의 확장 가능성과 △현실 세계 체험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특히 루디브리엄은 동심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장소로 이를 게임 속 모습과 유사하게 구현해 방문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또한 헬로메이플과 메이플스토리 월드 부스를 통해 게임 속 세계를 현실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관람객은 <뉴스투데이>에 "행사 부스 가운데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주목받았다"며 "이곳은 관람객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의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샌드박스형 게임 ‘메이플 듀얼’과 로그라이트 RPG(역할수행게임) ‘메이플 슬래시’도 등장해 관람객은 메인 무대에서 이 게임들을 함께 플레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NPC(Non-Playable Character, 비플레이어 캐릭터)로 분장한 스태프들은 현장 곳곳에서 관람객이 게임 속 세계관을 체험하게 했고 △딱지치기 △돌림판 △잰말놀이 등 미니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넥슨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관람객으로부터 메이플스토리라는 IP를 매개로 하나의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해 특별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유저와 소통하며 IP를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겨울 업데이트로 신뢰 회복·유저 유입 본격화
‘메이플 콘 2024’ 마지막 날에는 겨울 업데이트 쇼케이스 ‘NEXT(넥스트)’가 열려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겨울 업데이트는 12월 19일부터 내년 3월까지 차례대로 진행하며 신규 보스와 무기를 추가해 기존 콘텐츠를 개선하고 유저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유저 신뢰를 잃었지만 캐릭터 육성 난이도를 낮추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며 "이러한 변화는 기존 유저의 게임 충성도를 강화하고 신규 고객 유입을 이끌 수 있는 경영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기존 메이플스토리는 초반 성장 구간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시스템이 복잡해 신규 유저가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업데이트는 △경험치 획득량 증가 △유니온 시스템(여러 캐릭터를 육성해 얻은 혜택으로 전체 계정 강화) 개선 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기존 유저에게 ‘시퀀스 시스템’을 도입해 반복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게임 속에서 느꼈던 피로감을 줄인 점도 수확으로 꼽힌다.
이러한 업데이트는 ‘메이플스토리’가 단순히 과거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팬덤과의 유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콘텐츠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게임 플레이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이는 게임 유저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며 게임 속 세계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콘텐츠 소비자에서 크리에이터로
넥슨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메이플스토리가 단순한 게임이 아닌 콘텐츠 브랜드로 확장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자신만의 맵, 스토리, 게임을 제작하고 다른 유저와 공유한다"며 "이는 유저가 단순히 게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다른 유저와 공유하게 하기 위한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