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시장 공습경보 (下) - 중국, AI 기반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석권 노린다
중국은 인구 및 국토 등 거대한 국가 규모와 집산주의 기반의 국가 주도로 드라이브하는 경제/산업 성장모델의 추진으로 인해 현재 첨단제품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독점적인 생산 공장으로 위상을 굳혔다. 이는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유선 통신을 건너뛰고 무선통신에 주력함으로써 화웨이 등을 통해 5G에서 부동의 글로벌 1위로 부상한 것처럼 최근에는 내연기관 자동차산업에서의 격차 해소가 거의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전기차에 몰두함에 따라 오히려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 자동차산업의 경쟁력도 동반 상승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듯 전기자율차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습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산업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중국 전기차가 무서운 점은 단순히 저임금의 노동력과 국가의 전폭적 지원에 기반한 전기차를 대량생산하고 있다는 점에 있지 않다.
오히려 가공할 만한 기술력에 있는데, 특허청에 따르면 이미 5년 전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특허 비중에 있어서 30.7%로 미국(27.6%)과 일본(20.8%)을 추월해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AI 기반 자율주행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중국은 AI 기반 자율주행 글로벌 시장 장악 추진 중
지난해 PwC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85%가 자율주행에 익숙하다고 답변한 반면 미국 소비자들은 39%가 자율주행에 익숙하지 않다고 해 매우 대조적인 양상을 보인다.
선진화된 시민의식과 아울러 중국의 관련 산업생태계는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가속화하도록 조직되어 있다.
이러한 효율적인 산업생태계를 기반으로 중국은 대당 가격이 약 8만달러(약 1억1천만원)에 달하던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LiDAR: 레이저 신호를 쏘아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물체의 위치 좌표를 파악하는 레이더 시스템)의 가격을 대당 8천위안(약 150만원)으로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라이다 가격이 대당 2천달러(약 280만원) 이하로 하락해야 하는데 중국이 이에 성공한 것이다.
• 테슬라의 ‘엔드 투 엔드’ 방식 좇아 시스템 통합 추진
무엇보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이른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의 드라이빙 솔루션을 중국 역시 좇아가고 있다.
종전의 자율주행 기법이 엔지니어가 공식화한 규칙을 기반으로 하여 인식, 의사결정, 계획 및 기타 모듈을 각각 독립적으로 추구함으로써 정보 흐름에 누락 및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데 반해, ‘엔드 투 엔드’란 이미지 입력을 통해 AI가 연산하고 최종 운전지침 출력까지 포괄하는 매우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서 자율주행을 현실화시켜 줄 최상의 기술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 Ideal Auto의 스마트 드라이버 기술이 지난 7월 초 처음 공개되었는데 기존 화웨이와 샤오펑을 넘어선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이 기술은 센서 입력부터 주행 트랙 출력까지 하나의 모델만 거치게 되는데 이미 프로토타입의 검증과 실제 차량 배치를 완료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IHS 마켓은 2030년까지 중국의 자율주행 택시 시장이 약 252조원(1조3천억위안)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중국은 현재 17개 회사가 로보택시를 운영 중(전세계 47개 업체)이며 2040년에는 약 400만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보택시를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향후 2034년 예측에 따르면, 중국에서 모빌리티 서비스용으로 약 25만대의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이 판매될 것이며 미국도 유사한 성장세를 보여 약 23만대(시장 점유율 약 1.5%)에 달할 것인데 반해, 유럽은 약 3만7천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 전국 19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시험 중
지난 6월 중국 정부는 ‘스마트 커넥티드 차량’ 운영을 위한 도로변 인프라와 클라우드 기반 제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할 20개 도시를 선정한 바 있다.
이어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중국 공안부는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해 약 3만2천km의 도로를 구축했으며 전국적으로 1만6천건의 테스트 면허를 발급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최소 19개 도시에서 로보택시와 로보버스를 주행 시험하고 있는데, 지난 6월에는 9개 자동차 제조사가 공공 도로에서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규제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특히 레벨2 이상의 ADAS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합하는 중이다.
테슬라도 이와 같은 중국 업계의 협력을 받아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바이두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그룹, 확보된 첨단 S/W 기술 바탕으로 자율주행에도 두각 기대
중국은 가성비 높은 전기차 모델에서 프리미엄 전기차까지 전방위에 걸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AI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의 영역까지 석권하려는 야망을 착착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 최근에는 ‘PV5 위켄더’와 ‘EV9 어드벤처‘ 같은 오프로드 차량뿐만 아니라 다양한 목적으로 변형이 가능한 PBV(목적 기반 차량)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이 테슬라를 바짝 뒤쫓고 있는 수준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BMS(배터리 제어 시스템)를 포함하여 전기 전자 제어 시스템에서도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의 방대한 인력과 기술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 할지라도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무쪼록 우리 전기차가 자율주행의 영역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