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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차별금지법·동성혼 반대' 대규모 집회, "창조질서 부정"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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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빈 기자
입력 : 2024.11.04 17:43 ㅣ 수정 : 2024.11.04 17:43

박한수 목사,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나라에서는 동성애가 죄라고 선포한 목사가 해임돼"
길원평 한동대 교수, "대법원의 동성커플 건보 피부양자 자격 부여, 동성애 합법화 시작"
일부 개신교 단체들, "차별과 혐오 조장·인권과 다양성 부정"이라며 연합예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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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7 한국교회 연합예배'에서 박한수 제자광성교회 담임목사가 '대한민국의 하나님, 응답하소서'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임은빈 기자]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국내 대형 교회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개신교 단체가 지난달 27일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및 동성혼 허용 반대를 내걸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임의 단체인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와 여의도에서 옥외 집회 형태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를 열었다.

 

조직위는 예배에서 발표한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기 위한 1000만 기독교인 1027 선언문'에서 "창조 질서를 부정하는 성 오염과 생명 경시로 가정과 다음 세대가 위협받고 있다"며 "가정을 붕괴시키고 역차별을 조장하는 동성혼의 법제화를 반대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도 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부는 동성 결합을 사실혼 관계와 같게 취급하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위법한 자격 관리 업무 처리 지침을 즉각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대법원이 올해 7월 18일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도록 판결한 것을 계기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동성 사실혼 부부를 피부양자로 등록했는데 일련의 조치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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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에서 개신교계 임의 단체인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가 동성결혼 합법화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직위 공동대표·공동대회장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와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 목사가 맡았고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회장이 연합단체장 대표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이 고문으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주최 측은 연합예배에 약 110만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23만여명이 집결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박한수 제자광성교회 담임목사는 '대한민국의 하나님, 응답하소서'라는 제목으로 열왕기상 18장 36절을 전하면서 설교를 했다. 박 목사는 "지금 내리는 비가 하나님의 눈물처럼 느껴진다. 이 세상이 결코 안녕하지 않다"며 "2021년 2월 동성동거 커플 중 한 명이 자신의 파트너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1심에서 패했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 이겼다. 법적으로 부부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행정소송 3년 5개월만에 이런 일이 생겼다. 그 뒤로 지난 10월 11일 11쌍의 동거커플이 서울 가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며 "미국은 사법부가 뚫린 후에 정확히 2년 후에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루어졌다. 이제 우리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박 목사는 이어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나라에서는 동성애가 죄라고 선포한 목사가 교회에서 해임됐다"며 "내 자식, 내 형제가 (동성애자가) 아니면 괜찮은가? 시대적 대세이기 때문에 이대로 침묵하고 있어야 하는가? 댐이 무너지기 직전인데 댐 아래서 한가롭게 고기나 잡고 있다면 모두가 비웃을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우리는 먼저 하나님의 말씀과 세상에 양다리를 걸친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며 "엘리야가 갈멜산에 올라 무너진 여호와의 제단을 수축하고 기도했듯이 우리가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애통의 눈물을 흘리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세상이 악해진 이유는 우상을 따르기 때문"이라며 "우상은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다. 우상의 중심에는 쾌락이 있고 쾌락의 중심에는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일탈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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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7 한국교회 연합예배'에서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임은빈 기자]

 

박 목사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을 제정한 서구 나라들을 보라. (동성애에 반대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혐오와 차별',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인권을 억압당하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소리를 질러도 메인 뉴스는 이를 다루지 않을 것이다. 다루더라도 기독교인들 때문에 교통체증을 겪었다는 소식만 내보낼 것이다. 우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이미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 무엇이 두려운가. 세상의 평판? 언론의 보도? 음행을 일삼는 자들도 당당하게 자신을 정당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죄가 무섭고 하나님이 무서울 뿐"이라고 했다.

 

그는 "엘리야는 혼자가 아니었다. 하나님이 함께 하셨다"며 "오늘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함께 계시다.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면 동성애를 지지하시고, 동성애가 죄라면 죄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지금이 바로 골든 타임이다. 방파제를 세우지 않으면 우리 자녀들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가 눈물과 땀을 흘리지 않으면, 조롱을 받지 않으면, 우리 자녀들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다. 동성결혼 합법화와 포괄절 차별금지법 막아내야 한다. 대한민국이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막아내는 거룩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는 "올해 7월 대법원에서 동성커플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줬다. 이는 동성애 관계를 사실상 혼인관계로 인정한 것으로 동성애 합법화 길을 연 것"이라며 "대법원은 법률적 근거도 없이 이같은 판결을 내렸고 국회 입법권을 침범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업무지침에서 사실혼 인정을 위해 인후보증서가 아니라 법원의 판결문을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모두가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길 교수는 이어 "2018년 OECD 국가들의 평균 사생아 출생율은 40%로 사회적 금기인 매춘, 사촌 간 결혼, 동성결혼, 포르노, 대마초 대부분 합법화된 상태"이라며 "이 모든 것을 금지하는 것은 오직 대한민국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의 유일한 희망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책임감과 사명을 갖고 나라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개신교 단체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또 다른 차별이라면서 비판하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느헤미야 교회협의회, 성서한국은 경기 고양시 소재 일산은혜교회에서 공동 주관한 예배에서 조직위가 "차별과 혐오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의 온상이 되어 버린 한국교회의 죄를 용서하소서"라고 공동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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