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임기만료 앞둔 4대 그룹 사내이사 누가 웃고 누가 울까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10.29 05:00 ㅣ 수정 : 2024.10.29 05:00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박학규 사장·이정배 사장 등 임기 만료
대형기업 M&A· HBM 개발 부진 등 악재 겹쳐 인사에 영향 미칠 듯
SK그룹, 곽노정·박원철·윤병석 대표 임기 종료 앞둬
곽 대표 역대 최대 실적·반도체위원회 위원장 발탁으로 연임 유력
현대차그룹, 송호성·이규석·홍현성 대표 임기 만료 임박
송호성 대표, 기아 3년 연속 최대 연간 실적 일궈내 연임 가능성
LG그룹, 권봉석·신학철 부회장 거취에 이목 모아져
조주완 대표, LG전자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 받아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2025년 상반기 중에 공식적으로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대표이사 포함) 경영진이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 연합뉴스/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연말 정기 임원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계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한 ‘칼바람’이 불것으로 점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2025년 상반기에 공식적으로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대표이사 포함) 경영진이 1000명이 넘는다. 이에 따라 이들이 연임 혹은 자리 이동을 할 지, 아니면 퇴임 수순을 밟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실시한 ‘국내 30대 그룹 2025년 상반기 중 임기 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 초 이후 임기가 공식적으로 남아있는 사내이사는 3704명이며 이들 가운데 1145명은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끝난다. 결국 30대 그룹 사내이사 가운데 30.9%는 올 연말과 내년 초 연임, 자리 이동, 퇴임 가운데 거취가 결정되는 셈이다.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 중 대표이사인 CEO(최고경영자)급은 515명(45%)에 이른다. 이들 역시 내년에 연임과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이동, 퇴임 등 기로에 선다. 

 

 

image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실시한 ‘국내 30대 그룹 2025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조사 자료 [그래프 = 뉴스투데이]

 

이 가운데 국내 4대 주요 그룹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의 공식 임기는 3년으로 △노태문 사장 △박학규 사장 △이정배 사장 등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수장으로 2022년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으로 한때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는 2022년 갤럭시 S22를 출시할 때 당시 탑재한 '엑시노스 2200'에서 성능 저하, 발열 등 논란을 겪었다. 특히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GOS 기능이 작동하는 게 문제가 됐다.

 

그러나 노태문 사장은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화면을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과 AI(인공지능)폰을 선보여 흥행을 이끈 주역인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싱크탱크) 해체 이전 경영진단팀장(부사장)을 지낸 박학규 사장은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다양한 경영진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박 사장이 맡은 중책 가운데 하나가 ‘미래 사업경쟁력 확보’다. 그러나 그동안 소문만 무성한 대형 기업 M&A(인수합병)와 HBM(고(高)대역폭메모리) 부진 등이 겹쳐 그의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2020년부터 메모리 사업부를 이끌어온 이정배 사장 연임도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탑티어(초일류)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초격차(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력을 자랑해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HBM 개발에 한 발 늦어 최근 DS(반도체) 사업부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이 정배 사장은 지난 9월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당면한 위기와 관련해 “직원들의 반성과 절실함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사내 불만을 촉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사장) △박원철 SKC 대표  △윤병석 SK가스 대표 등이 임기를 끝낸다. 

 

이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곽노정 대표로 업계에서는 그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곽 대표는 이른바 '반도체 혹한기'를 맞아 HBM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최근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일등공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SK가 올해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신설한 반도체위원회의 위원장에 발탁돼 향후 그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송호성 기아 대표(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송호성 사장은 2020년 사장 승진과 함께 처음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2022년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 됐다. 기아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대 연간 실적을 이끈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도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그의 인사 전망은 밝다.

 

현대차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생산량 감소와 전기차 시장 수요 위축 등으로 그룹 계열사 가운데 실적이 들쑥날쑥하다. 다만 이규석 대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부사장)에서 현대모비스로 옮긴 점을 감안하면 연임될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은 △권봉석 ㈜LG 대표(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사장) 등이 운명의 시간을 맞는다.

 

특히 지난해까지 권영수 전(前)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함께 이른바 '부회장 3인방'으로 불리던 권봉석·신학철 부회장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봉석 부회장은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로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 'ABC' 신사업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유임에 성공했으며 앞으로 있을 인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주목된다.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최초로 발탁한 외부 인사로 구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는데 이바지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LG화학이 올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가 그룹 내 CEO급 인물 중 최고 연장자 라는 점을 감안할 때 퇴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주완 사장은 부회장 승진 여부에 주요 관전포인트다. 조 사장은 업계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LG전자의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그룹 인사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조직 쇄신을 통한 변화가 필요하느냐, 안정적 관리가 요구되느냐에 따라 인사 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안정 속 쇄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