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40906500109
관점뉴스

요란 페르손 전 스웨덴 총리와 인요한 의원

글자확대 글자축소
민병두
입력 : 2024.09.06 11:00 ㅣ 수정 : 2024.09.06 13:49

요란 페르손, 총리 재임시 고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 10개월 동안 기다려
인요한 의원, 응급실 대란 우려 커지는데 '수술 감사' 문자 논란에 휩쓸려
진실 규명이 필요해, 의료대란 와중의 부정행위에 대한 전수조사 나서야

image
요란 페르손 전 스웨덴 총리(왼쪽)와 인요한 국회의원. [사진출처=나무위키, 연합뉴스 / 사진편집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민병두 기자] 스웨덴에서 역대 두번째로 장수한 요란 페르손 전 총리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있다. 유럽연합(EU)의장 자격으로 2001년 평양을 방문했다. 서방세계 정상으로는 처음이다. 이어서 서울까지 방문하여 연쇄방문 첫 기록까지 남겼다.

 

스웨덴은 1955년 정부가 의료비를 지불하는(single-payer system)을 도입했다. 단일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고, 그 대신 시민의 의료비를 국가가 100%지불했다. 겉보기에는 의료천국이지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효율성과 접근성이 떨어졌다. 대기시간이 길어서 환자들의 불만을 샀다. 환자들은 존엄성 상실, 우울감, 죄절감을 호소했다. 

 

의사들이 개업을 하여 민영의료를 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환자가 민영의료시스템에서 개인진료를 받을 경우, 의료비를 본인이 다 부담하도록 지방의회가 제도화했기 때문이다. 혈관조영술 같은 경우 평균 대기시간이 10개월 넘게 걸렸다. 고관절 수술도 평균 3개월 기다려야 했다. 고도로 사회화된 의료시스템이 장점이었지만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개혁도 필요했다.

 

요란 페르손 총리는 재임 시절에 수술 및 시술 대기 시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공언했다. 2003년 그가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도 예외가 아니었다. 10개월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지위를 이용하여 대기자 명단을 뛰어넘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비싼 수술비를 지불하고 민간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고통을 감내했다. '건강관리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을 주장한 사회당 정부의 수반이 그런 선택을 할 수는 없었다. 그는 걷기를 힘들어 하면서도 강력한 진통제를 맞으면서 자신의 수술 시간을 기다렸다.

 

인요한 국회의원의 문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수술 순서를 앞당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 그는 강력하게 부정했다.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응급실 대란으로 국민들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는 터에 권력자가 수술 순서에 개입했다면 큰 문제이다. 가뜩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응급실의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분노가 들끓고 있는 터에 벌어진 일이다. 대통령은 주치의가 있지만 보통 환자들의 생명권은 심각하게 위협받고있다.

 

인요한 의원의 감사 문자가 공개된 날, 조선대병원 앞 100미터 지점에서 한 젊은이가 조선대병원 응급실 수용 거부로 인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청탁금지법은 금품 향응제공을 없애는 것도 입법목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권력을 이용한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것이다. 생명에는 새치기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입법 취지 중의 하나였다.

 

2010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급병원 민원의 대부분이 진료 및  수술새치기였다. 예약 취소를 이용한 끼워넣기, vip의전팀을 이용한 새치기, 응급시 비워둔 수술실 활용하기 등이 의료평등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3년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강형평성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암 발병 3개월 이내 남성의 완치율은 75%(소득1분위)에서 84.51%(소득5분위), 5년 경과 암환자의 완치율은 24.04%에서 37.84%까지 차이가 났다. 그래서 국민권익위가 상급병원의 민원 점검에 나서기도 했으나 실효성이 없었고 그 후에 부정청탁금지법이 통과되었다. 병원을 방문하면 부정청탁금지 안내문이 크게 부착되어있다.

 

인요한 의원의 문자논란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의료대란의 와중에 건강권과 생명권을 침해하는 부정행위가 있는지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