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김성현·이홍구 투톱 활약…첫 데뷔전 '성공적'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 '빅5'로 꼽히는 KB증권이 호실적을 내며 성공적인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알렸다. 특히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을 수익 기둥으로 삼아 그룹에서 주력 비은행 계열사로의 수익 기여도도 올렸다.
KB증권은 상반기 1년 전보다 50.7% 늘어난 규모의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IB·WM·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등 핵심 비즈니스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이 돋보였다.
현재 김성현 대표이사(IB)와 이홍구 대표이사(WM) 각자대표 체제로 가동 중인 KB증권은 탄탄한 실무형 CEO의 각자 역량 강화를 활약해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두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로, 호실적을 거둔 점을 고려해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다만 미국 대선과 금리 인하 등 요인으로 변수가 많은 시장 상황에서의 하반기 실적이 연임 여부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이홍구 대표 WM 총력전, 괄목할 만한 성과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3795억원(50.7%↑)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8.5% 증가한 4697억원을 달성했다.
이 대표가 맡은 WM 부문은 지속적인 사업 강화를 통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증대와 다양한 금융상품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이뤘다. 실제 2분기 금융상품 수수료는 1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늘었다. WM 금융상품 자산 역시 올해 6월 기준 59조2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11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이 대표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KB증권 부사장이자 WM영업총괄본부장을 맡았으며, 올해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김성현 대표와 함께 WM·IB 부문을 나눠 맡았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고객 가치 증대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고객 맞춤형 투자솔루션 등 다양한 고객 경험 제공 등을 추진했다.
그러면서 고객솔루션 총괄본부를 신설하고 WM 관련 고객 전략과 금융상품·투자 서비스 조직을 통합 편재했다. 기존 존재하던 시장리스크부 내 고객자산리스크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뿐만 아니라 초고액 자산가 공략으로 특화점포를 확대해 프라이빗 뱅킹(PB) 사업도 강화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전략 덕분에 단기간 내 WM 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도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마블(M-able) 이용 고객이 180만명을 돌파하는 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를 기록하며 리테일 부문 성장을 견인했다.
■ 김성현 대표, IB서 활약 펼쳐 ‘실적 견인’
KB증권 IB 부문은 국내 최고의 기업금융 Biz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금융 솔루션을 제시하는 가운데 올 상반기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여줬다.
김 대표가 이끄는 IB 부문은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올 1분기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21.7% 증가한 1291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취임 이후 IB 부문이 꾸준히 성장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하는 데 큰 몫을 했다. 2019년 IB 영업수익은 4700억원대에서 2022년 1조원대까지 늘기도 했다.
IB 부문에서 채권발행시장(DCM)·주식발행시장(ECM) 등 기업금융 중심으로 안정적 실적을 일궜다. 특히 DCM 분야에서 업계 1위를 수성했고, ECM에서는 인수금액 3105억원을 기록해 국내 증권사 중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1위에도 올랐다.
대표적으로는 올 상반기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아 전체 공모물량 890만주 중 30%에 달하는 258만1000주를 인수한 것이다. 공모 규모가 7423억원에 달해 약 215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제일앰엔에스와 민테크, 우진엔텍 등도 상장시켜 이익을 더했다.
동남아 소재 SI의 국내 화장지 제조사 인수 자문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분야에서도 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제안서·프레젠테이션(PT) 등 딜 수임 전반에 걸쳐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 역량 강화에도 집중했다.
김 대표는 “IB·S&T·리서치센터·글로벌사업·경영지원 부문 등을 지휘하며 이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KB증권을 이끄는 만큼 2030년까지 국내 증권업 내의 경쟁을 뛰어넘어 글로벌IB 및 회계법인에 견줄 경쟁력 확보로 국내 톱3에 등극할 것”이라고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 S&T 부문, 글로벌 시장 확장 성과도 ‘속속’
KB증권 S&T 부문에서는 기관에 최적의 투자솔루션을 제공하며 다양한 투자자산의 운용을 담당한다. 시장 변동성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액티브·패시브 주식 위탁 시장점유율(M·S)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트레이딩부문에서도 주식·채권 운용 등에서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메자닌과 비상장투자에서 자산성장과 동시에 양호한 투자수익을 발생시켰다. 김 대표는 국내 외에도 해외 IB 부문 시장 개척에 힘썼다. 지난해 하반기 인도네시아법인에 IB 본부를 설치했고, 조직을 신설한 지 6개월 만에 8건의 딜을 성사시켰다. 2022년(1건)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결과다.
아울러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확장 일환으로 선진국에 뉴욕과 홍콩, 이머징 시장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해 글로벌 성장을 추진했다. 2019년 1월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는 베트남지점 사이공지점 개설에 참석했다.
같은 해 6월 베트남 양도성예금증서(CD)를 업계 처음으로 출시했으며, 베트남법인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급보증 금액을 7300만달러(약 831억원)로 늘리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현재 KB증권이 DCM뿐 아니라 ECM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KB증권은 하반기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 증시 조정과 중동발 지정학적 갈등,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 증시를 위협하는 변수가 상존하는 가운데 미국발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면 실적 개선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준금리 인하 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증시 자금 유입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할 수 있다. 거래대금 증가는 브로커리지 수익 개선에, 증시 상승은 트레이딩 수익 개선에도 기여된다.
KB증권 관계자는 "WM 부문에서 브로커리지 수익 증대, IB 부문에서는 DCM·ECM 등 기업금융 중심의 안정적 실적을 냈다“며 ”올해 하반기도 정부의 기업 밸류업에 발맞춰 고객에게 다양한 정보 및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