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정철동 호(號), 아이패드 힘입어 하반기 IT OLED '휘파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TV에 이어 노트북과 태블릿,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기기도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제품군)을 갖춘 애플이 OLED 패널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도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호재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대표 정철동)는 애플에 주로 납품하는 OLED 패널을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 가운데 IT용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42.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1%)과 비교해 2.2% 포인트, 지난해 말(36.8%) 대비 5.5% 포인트 늘어난 성적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올해 LG디스플레이 상반기 매출액은 5조5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조4000억원 많다. 지난해 매출액이 7조853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64% 수준의 판매 기록을 달성한 셈이다.
이 같은 매출 실적 배경은 IT용 OLED 패널 양산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 차별화 사업인 OLED 제품군 출하와 비중 확대 두드러졌다"며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8%,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6조7082억원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IT용 OLED 양산이 본격화되고 대형 OLED 패널 생산이 늘어나는 등 사업구조가 고도화하는 데 따른 결과"라며 "최근 환율이 오르는 점도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덧붙였다.
이를 보여주듯 애플은 지난 5월 OLED 패널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 2종(11인치·13인치)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OLED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은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OLED’가 사용됐다.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 투 스택 탠덤 OLED를 모두 납품했지만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만 공급하는 데 그쳤다.
수익성도 LCD보다는 OLED가 뛰어나다. LCD가 탑재된 11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최저 가격은 799달러(약 106만8000원)이지만 OLED를 탑재한 11인치 아이패드 최저 가격은 1000달러(약 134만원)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아이패드 부품 가격 가운데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며 "매출이나 수익성 면에서 OLED가 LCD보다는 기업에게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아이패드에 OLED를 탑재하면서 태블릿 PC OLED 시장은 올해 6~7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아이(UBI)리서치가 발간한 ‘2024 중대형 OLED 디스플레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태블릿용 OLED 패널 출하량은 2022년 130만대, 2023년 180만대로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태블릿 PC용 OLED 패널 출하량 추정치는 1200만대로 크게 늘어나고 이후 연평균 24.1% 성장해 2028년에는 284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는 전반적인 물량 개선으로 1분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며 “신제품인 IT OLED는 생산 초기부터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어 성수기인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투 스택 탠덤 OLED 양산 경쟁력에 힘입어 IT OLED 패널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TV, IT, 모바일 등 모든 어플리케이션별 OLED 패널 출하량 확대와 LCD 사업 축소로 OLED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48% △2024년 60% △2025년 70%로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를 앞설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태블릿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 접어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46%, LG디스플레이가 25%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디스플레이가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며 IT OLED 패널 부문 매출은 늘리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 OLED가 탑재된 삼성전자 신형 갤럭시 탭 출시가 예정돼 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탠덤 OLED 수율(완제품 가운데 합격품 비율) 을 높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