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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관점에서 본 북한 문제 (15)

북-러 조약 체결과 미묘한 중-러 관계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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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08.06 00:30 ㅣ 수정 : 2024.08.06 00:30

[기사요약]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커넥션 강화, 중국과 러시아 관계의 미묘한 기류 감지되기도..
러시아, 푸틴의 북한 방문 전후해 두만강 하구 접경지역에 도로건설 문제 협의 발표
도로건설 구체화 될 경우, 중국의 동해 출해권 확보 더욱 어려워져..
루블화 직접 결제 확대 의도, 달러화 대응 새로운 기축통화의 하나로 나갈 수 있다고 기대
러시아와 중국, 주도권 싸움에서 동상이몽 모습 보여..

북한은 이해하기 힘들다.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허덕이는데, 연일 비싼 미사일을 공해상에 쏘아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이상 국경을 닫아걸었고 내부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북한과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북한 내부, 남북관계, 국제상황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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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national interest]

 

[뉴스투데이=동용승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지난 편에서 중국의 동해 출해권 요구에 대해 푸틴은 즉답을 회피했으며,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임을 언급했었다.

 

러시아는 푸틴의 북한 방문을 전후해서 두만강 하구의 접경지역에 북한과 도로건설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출해권을 북한과 협의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라고 보인다.

 

그런데 만일 도로건설이 구체화 될 경우, 사실상 중국의 출해권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중국이 출해권을 확보하기 위한 단기 처방은 나진항이나 블라디보스토크 항에 중국이 항만을 조차하는 방식일 것이다.

 

보다 나아가서는 두만강 하구에 내항을 건설하여 중국 영토와 직접 연결되는 항만에서 군함을 비롯한 중국 선박의 출입을 북한과 러시아로부터 보장받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러시아가 철도뿐만 아니라 도로까지 설치할 경우 중국선박의 출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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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푸틴이 북한 방문 시 선물한 승용차를 운전하는 김정은 [출처=연합뉴스]

 


• 새로운 기축통화 체제 형성 시도.. 러시아, 북한 이용해 중국 압박

 

또한, 러시아는 북한과 달러 이외의 결제통화를 가질 필요성도 언급했다. 얼핏 미국 달러화에 대응한 새로운 기축통화 체제의 구축을 시도하는 것이고, 현실적으로 루블화보다는 중국의 위안화를 위한 언급이라고 읽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 2024년 상반기 러시아 수출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2년전 0.4%에서 34.5%로 증가했고, 수입에서도 4.3%에서 36.4%로 늘어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하면서 위안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그런데 역으로 보면 중국 역시 루블화 결제 비중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세계 1위 무역국인 중국의 무역규모(2023년 6조달러)에 비해 러시아의 무역규모(2023년 5천8백억달러)는 약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현상일 것이다.

 

에너지, 식량과 첨단무기기술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은 물론 북한, 베트남 및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루블화 직접 결제를 확대해 나갈 경우 달러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축통화의 하나로 나갈 수 있다고 기대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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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와 러시아 루블화 [출처=reuters]

 

러시아는 북한을 이용해 중국을 압박한 것이다. 러시아 중심의 대서방 대응체제를 구축하는데 중국도 동참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중국의 원활한 대북지원을 위해 러시아를 이용했겠지만, 러시아라는 든든한 군사안보적 뒷배를 가지는 것이 더 시급했을 수도 있다.

 


• 러시아와 중국, 서로 동상이몽 모습 보여..

 

푸틴은 아울러 적당히 북한을 격하시켰다. 푸틴의 지각은 별개로 하더라도 김정은이 공항에서 홀로 5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러시아 언론에서 공개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또한, 과거 조소(朝蘇)관계에서는 최소한 대등한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기는 했기에 상호 정상 방문 시에 다른 나라를 거치지 않고 1대1 방문을 원칙으로 했다. 그런데 중국 방문 시에는 1대1 원칙을 지켰지만, 북한 방문에는 베트남을 이어서 방문하며 사실상 북한의 위상을 격하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동맹’이라는 표현을 수차례에 걸쳐 언급한 반면 푸틴은 단 한번도 ‘동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북-러 간의 온도차를 읽을 수 있다.

 

푸틴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최선의 방어는 공격”을 실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격이 그랬고, 대서방 대응체제 구축 시도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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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olitico]

 

중국은 푸틴의 행보가 못마땅할 것이다. 미-중 대결 국면에서 러시아의 행보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묘한 갈등 관계가 이번 푸틴의 북한 방문에서 표출된 것이다. 더 나아가 러시아(푸틴)는 냉전시절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단은 식량과 에너지, 그리고 군사력이다. 푸틴에게 있어서 발칸 반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영토가 중요한 이유다. 미 핵잠수함의 한반도 진출에 대응하여 러시아는 쿠바에 핵잠수함을 보냈다. 과거 케네디-후루시쵸프 시절 핵전쟁 위험을 재연하는 듯하다.

 

러시아는 이러한 구상에 중국이 동참하도록 요구하지만, 중국은 러시아가 중국의 구상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동상이몽의 모습이 보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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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용승(Dong, Yongsueng) ▶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수료 /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통일북한학과 겸임교수 / (전)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경제안보팀장) / (전)대통령 통일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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